미얀마에는 지난 2월 발생한 군사 쿠데타로 인해 봄이 오지 않고 있다.

무력을 앞세운 군부의 탄압과 이에 맞서 민주화를 갈망하며 거리로 나선 미얀마 국민들이 대치하면서 매일같이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광경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결코 낯선 일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의 자유, 민주화는 미얀마의 오늘과 같은 아픔을 거쳐 이뤄냈다.

미얀마의 오늘은 불과 수십 년 전 민주화를 쟁취하기 직전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우리나라가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듯 미얀마도 1988년 민주화항쟁과 2007년 샤프란항쟁으로 보여온 민주와의 기치로 하루빨리 군부 쿠데타에서 해방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다른 나라의 일이라고 방관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주시도 며칠 전 김승수 시장을 필두로 공무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았다.

지난 3월 말 이틀간 1004만 원을 목표로 실시된 미얀마 민주화지지 모금운동에는 직원들의 동참이 이어지면서 목표액보다 많은 1700여만원이 모금됐다.

또 모악산 금선암 자비공덕회는 지난 6일 전주시에 미얀마 민주화지지를 위한 1000만원의 성금을 기탁하는 등 전주지역 종교계도 미얀마 민주화지지 모금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전주시와 종교단체,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미얀마 민주화 지지를 위한 연대조직을 통해 군부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고통을 당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의료 및 식량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전주시의회도 지난달 “1988년 민주화 항쟁과 2007년 샤프란 항쟁 등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열망으로 어렵게 이뤄낸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미얀마 민주주의 질서 회복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전주도 오늘의 자유를 얻기까지 오랫동안 빼앗긴 봄의 시간을 견뎌 왔다.

전주는 부패척결과 내정을 개혁 등을 기치로 127년 전 동학농민군이 꿈을 펼친 아시아 근대 민주주의의 성지이다.

동학농민군이 농민자치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하기 위해 전주화약을 맺은 곳이 바로 전라감영이기 때문이다.

일제 침략에 맞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3.1운동도 신흥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지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가 나온 곳도 전주다.

우리에게는 이처럼 민주화를 위해, 자유를 위해 싸워온 역사가 있다.

전주정신 ‘꽃심’을 이루는 첫 번째 정신이 ‘온 세상이 평화롭게 함께 번영함’을 의미하는 ‘대동(大同)’이다.

모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하며, 또 각자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우리나라 헌법도 인간은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어떤 권력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쳐서는 안 된다.

자유와 민주, 각자의 존엄을 위해 싸우는 미얀마 국민들, 아무런 이유 없이 총칼로 무장한 군부의 폭력 앞에 피 흘리는 미얀마 국민들의 아픔에 위를 보낸다.

그 아픔을 마음으로 함께하며, 하루빨리 미얀마에도 빼앗긴 봄이 돌아오길 바란다.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