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 시인 스승 고하 최승범 시조시 연구
고하 시의 중심 현대 시조시 형식 고찰

고하 최승범의 시조시 세계를 연구한 책이 발간됐다.

고하 최승범의 제자 장욱 시인이 지난 1988년 전북대 국문과 석사학위 논문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고하 최승범 시조시 연구’는 비록 부족한 내용이지만 스승이 더욱 강녕하고 더 풍성한 문학의 결실이 있기를 소망하는 제자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책은 고하 시의 형태를 중심으로 현대시조시의 형식을 고찰하고 있다.

제1기, 제2기, 제3기로 나뉘어 그 변화과정을 통한 시형식의 확립도 알게 됐다.

제1기는 형식의 모색기로서 단장시조, 양장시조, 연첩시조가 나타났고, 평시조시의 형태도 나타났다.

이 시기 시조시의 형식을 찾는데 보심하고 노력했던 면모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2기는 형식의 확립기로 시조 한 술르 3연8행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시기에 접어들어 그동안 형태에 대한 방황이 어느 정도 끝나고 고하 나름의 시조시 형태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게 종장을 한결같이 4행 구별 배열한 것이다.

이 시기 3연8행 시형에 대해 그 형식의 율격구조와 의미구조의 관계를 살펴 유기적 구조체임을 알게 됐다.

제3기는 연시조시의 발전기로 이 시기로 넘어가면 새로운 확립기를 맞게 된다.

제2기의 3연8행의 형태가 1연8행의 형태로 수렴되고, 두 수 이상 연이어 같은 제목 밑에 둔 연시조시가 등장하는데 2연 구조의 작품이 발달해 3연 구조의 작품으로 나타난다.

이리하여 모름지기 현대시 양식으로서 손색없는 시조시 형태를 볼 수 있게 됐다.

또 8행 연시조시 특징을 보면 첫째, 8 행시형은 그 행을 작가의 개성에 맞게 배열함으로서 시형태의 낯설음, 시각적 형태미, 시어의 의미 강화 등의 자유시 지향의 특징을 가진다.

둘째 연시조시는 평시조시의 두시성을 극복해 시상을 전개하는데 성공했고, 또한 자유시형화의 탈출구로 시도했던 가람의 연시조시의 긴장미의 결여를 보완해 현대시로서 가능한 연시조시를 창출했다.

때문에 많은 시조시인들이 형태에 대한 방황을 거듭하고 있는 형편인데, 고하는 8행시조시를 창출해 현대시문학사에 커다란 지평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현대시조시를 현대시의 위상으로 높혔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저자는 “고하 스승님을 뵙고 모신지가 45년전의 일이다. 45란 계산기에서 두드려 나온 숫자다. 너무 까마득하고 아슴할 뿐이다”며 “이번에 엮은 한 권의 책은 학문적 가치가 없고 혹 스승님의 덕에 누가 될지도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기에 모든 부끄러움을 감당하고자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장욱 시인은 전북대 석사, 전주대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1988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과 1992년 문학사상 신인발굴대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전주기전중 교장을 역임하고 풍남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사랑살이’, ‘사랑엔 피해자 뿐 가해자가 없다’, ‘겨울 십자가’, ‘시조로 쓴 한량춤 조선상사화’ 등과 논저 ‘고하 최승범 시조시 연구’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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