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엄 포크너의 통찰력에 감탄!

김욱동 교수 포크너 3대 소설 평론
최저학력 수준높은 소설-유머 극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중에서 가장 저학력자로서, 고교 중퇴가 최고 학력인 '윌리엄 포크너'는 먹물이 적게 묻어서 인지 '난 체' '잰 체'를 않습니다.

그런데 낮은 학력과 무관하게, 난이도 높은 소설로 세계의 영문학 전공자들을 좌절시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욱동' 교수의 이 책은 자신 뿐 아니라 많은 평론가들의 '포크너'에 대한 수준 높은 평론을 실었습니다.

그의 3대 대표작인 <소리와 분노>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압살롬, 압살롬>을 중심으로 실었습니다.

세 권의 소설은 모두 각각 리뷰할 만큼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맨 마지막에 나오는, 파리에서의 기자와 '포크너'의 인터뷰 전문을 실은 내용입니다.

얼마나 솔직하고 유머가 넘치는 지요! 또한 그런 학력으로도 탄성이 나오는 통찰력이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가방끈은 어쩌면 무의미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가지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첫내용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향기가 납니다.

 

[예술은 또한 환경과도 관계가 없읍니다.

예술이란 그것이 어디에 놓여 있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내 경우를 말한다면 가장 적합한 직업은 갈보집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곳은 작가가 작품을 쓰는 데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작가에게 경제적인 자유를 완전히 보장해 줍니다.

여기서 그는 두려움도 배고픔도 모릅니다.

머리 위에는 지붕이 있고, 할 일이라고는 다만 간단한 계산과 한 달에 한 번씩 지방 경찰서에 가서 돈이나 집어 주고 오면 되지요.

이곳은 아침 동안은 조용합니다.

그런데 이 때가 하루 중 가장 글을 쓰기 좋은 때입니다.

저녁이 되면 사교적인 생활이 충분히 일어나기 때문에 만약 작가가 여기에 끼기를 원한다면 결코 지루한 법이 없을 겁니다.

이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의 지위도 누릴 수 있지요.

마담이 장부 정리를 하니 할 일도 없고요.

집안에는 모두 여자들만 살고 있고, 다들 그를 존경하고 <선생님>이라 부르겠지요.

주위의 밀주꾼들도 모두 그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또한 그는 경찰들하고도 아주 친근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술가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환경이 있다면 그것은 그다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평화ㆍ고독, 그리고 쾌락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좋지 못한 환경이라고 해야 기껏 그의 혈압을 올라가게 할 뿐입니다.

그는 좌절하거나 격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겠지요.]

 

두번째 문장은 평론가 '김현'님이 <행복한 책읽기>에 나오는, 탄복하며 메모하기도 했던 아주 유명한 글입니다.  
 

[가장 서글픈 사실 중의 하나는, 사람이 하루에 여덟 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것이란 일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여덟 시간씩 계속 밥을 먹을 수도 없고, 여덟 시간 동안 술을 마실 수도 없으며, 또 여덟 시간 동안 섹스를 할 수도 없지요.

여덟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이란 일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들을 이토록 비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이지요.]

 

사실 이 책은 구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유행어로 '꼬꼬옛날에' 절판되었습니다.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신 데다, 딱딱한 평론은 모두 관심 밖이실 겁니다.

문호의 기지 넘치는 인터뷰라도 읽으시면 책 다 읽으신 셈 치셔도 되어서 쉬어가는 의미로 올립니다.

탁견!!!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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