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손가락 경례가 미얀마 시민의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자유, 평등, 박애 등의 뜻은 많지만, 미얀마에 평화를! 미얀마에 자유를! 미얀마에 희망을! 이라는 세 가지의 소망이 가장 뜻깊다.

세 손가락 경례의 유래는 여러 가지이나, 유명 소설이자 영화인‘헝거게임’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유력하다.

이 소설에서 세 손가락 경례는, 독재 권력과 차별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쓰였다.

이후 태국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자, 한 시민운동가의 세 손가락 경례를 필두로 시민들이 일제히 동참하면서 反쿠데타 운동의 상징이 됐다고 한다.

현재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얀마 땅의 세 손가락 경례를 보자면, 총부리 앞에서도 굴하지 않겠다는 자유와 평화의 의지가 바로 그 손가락에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뜨거워진다.

최근 미얀마에서 벌어진 군부 쿠데타는 그야말로 참상의 현장이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는 지난 5일 기준 570여명의 시민이 숨졌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47명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미얀마 수도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어린 아기가 눈에 고무탄을 맞고 붕대로 덮인 사진은 전 세계인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인권유린에 가차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며, 특히나 어린이들을 살해하는데도 무람없는 태도는 전 인류에 대한 도전이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단순한 정권교체의 문제가 아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1988년 버마민주화 운동과 2007년 샤프란 항쟁 등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를 향한 끝없는 열망과 희생은 마침내 군부정권을 밀어냈고,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NLD(민족민주동맹)으로의 교체를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

53년 만에 이루어낸 역사적인 민주정권 수립은 미얀마는 물론 전 세계의 축하와 기쁨이 되었다.

그러나 이 정권교체가 군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아웅산 수치는 외국인 배우자를 둔 자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헌법에 의해 대통령이 될 수 없었고, 군부는 여전히 의회 의석의 25%를 차지하고 임명권 등의 권력을 틀어쥐고 있었다.

군부와 민주주의의 갈등의 불씨가 내내 남아있던 것이다.

특히나 불교와 이슬람교라는 종교 간의 대립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평화였던 셈이다.

지금의 미얀마는 문명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자유와 민주를 외치는 시민들을 향해 로켓 추진 수류탄을 발사하고, 소수민족 무장단체 여럿이 내전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져 자칫 미얀마의 땅이 피로 물들 위기다.

우리는 한때 군부에 의해 민주공화국 헌법이 전복당했으나, 자발적인 애국 시민들의 저항과 열망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해낸 역사가 있다.

우리가 미얀마의 슬픔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전주시의회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하고 민주화를 지지하는 결의를 천명하였으며, 우리 시에서도 미얀마 민주화 지지를 위한 전주연대를 구성하고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비록 작은 도움일지언정 미얀마 시민들이 가야 하는 먼 길에 시원한 물 한 모금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마도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중간했던 군부와 민주주의, 그 뿌리부터 캐내어 다시 심어야 하는 지난한 길이다.

그래도 우리가 마음으로 함께 해준다면 더 힘을 내지 않을까.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연대와 지지로서 미얀마 땅의 평화, 자유, 희망의 세 손가락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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