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가 ‘역시나’였다.

엊그제까지 2021년도 전북지역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사업의 대부분이 결정되었다.

현재 전북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기관은 크게 나누어 전북도청의 전문단체 지원과 문화복지지원 그리고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지역문화육성지원사업을 비롯한 무대공연작품지원 및 상주단체지원등 7개 종류의 지원사업과 또 다른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각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각종 예술제는 물론이고 전주문화재단을 비롯한 아주 다양한 형태의 지자체 문화재단이 설립되어 문화예술 지원에 관한 정책과 자금이 집행되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 대하여 공모에 참여하는 예술단체는 전문단체를 비롯하여 동호회 성격의 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면서 너도나도 공모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원기관에서는 이러한 전문적인 예술단체와 동호단체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전문 예술단체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해당 기관의 설립을 위한 취지가 무색해지는 경우에 이르렀다.

매년 위와 같은 예술단체의 지원 심사가 마무리되면 탈락된 단체에서는 심사위원 선정에 따른 전문성과 자질 그리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중복 유사단체의 지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극도로 예민해지게 된다.

올해의 지원 사업 역시 말도 많고 탈도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사실 문제를 제기하는 쪽의 불만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그들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사실 전북지역의 예술문화단체에 대한 공연 및 전시와 출판 등의 지원은 전문예술단체가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고유번호등록증이라는 세무서의 등록단체명의만 가지고도 예술단체의 이미지를 생산해 낼 수 있고 활동경력 역시 충분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예술단체들의 전문적인 실태파악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소규모의 지역문화육성지원사업 지원보다는 지원금액이 큰 무대작품사업을 비롯한 다수의 공모에는 늘 선정단체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실례로 올해 무대공연작품에서 15개 단체가 선정이 되었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장르설정에서 문제가 있다.

예술의 장르를 단순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뮤지컬이라고 하면 음악의 전문적인 장르에 연극적인 요소를 삽입하여 극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극단에서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음악적인 요소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상 내용은 음악장르이면서 연극단체를 선정하여 마치 음악단체가 선정된 것 같은 위장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있었던 내용들을 약간씩 수정하여 각색을 한 프로그램을 선정해주는 곳도 있다.

심사위원 선정은 공정하고 전문적인 자질은 충분한가? 전문성을 보면 예술단체의 지원에 대한 충분한 평가의 자질이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懷疑)가 있다.

올해 심사위원들 중에도 같은 형태의 다른 지역 문화재단의 일반 직원이 심사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그들은 행정직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커다란 예술전문성을 가진 부류로 되어 있고 또 누가 봐도 눈에 보이는 단체의 배우자 등이 참여하는 것이 있음에도 이를 걸러 내지 못하고 있다.

전북 지역사회 예술인들의 인력풀이 그렇게 넓지 않다 보니 심사위원을 공개하면 바로 연관성을 알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좁은 예술계 바닥의 전북정서인 것을 모르는 듯 하다.

한편 심사에 참여해 보면 신청단체의 전문성이 심사위원들보다 더 우위에 있는 장르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면 심사를 하게 되면 심사위원들의 행태는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닌 마치 심문을 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상당한 우월감으로 심사를 보러온 단체의 면면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평가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대면심사는 기초적인 기획서류에 다 나와 있기에 형식적인 절차나 방법을 통해 실질적인 가능성에 대한 면면을 살펴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음 기획서류보다는 당일 대면심사에 중점을 두어 처결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언제든지 제안하는 것이지만 특히 전북문화관광재단의 공모선정은 국민의 세금과 도민세금으로 창출되는 것인 만큼 이제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대표는 단순한 결재권자가 아닌 실질적인 업무에 직접 참여하면서 과거의 구태가 있을 경우 이를 과감하게 개혁해야 하는데 현 대표의 일 년 남짓한 취임정책을 보면 한참 더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현 대표의 업무형태를 보면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하지만 차제에 실효성 있는 예술단체의 공모 지원에 관한 예술인들의 합리적인 대안이 곧 제시될 것으로 믿는다.

/이경로 변태산작은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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