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박얼서

 

어젯밤 아홉시 뉴스에서 예고했던 대로
새벽녘부터 빗님께서 기침했었나 보다
지금은 한반도 구석구석에 걸쳐 촉촉이
봄비가 뿌려지고 있다는 아침뉴스다
 
빗소리 그 두근거림 반가움에 
겨우 내내 활동을 멈추고 있던 초목들은
문득 환호성을 질러댔을 것이다 
 
삼백 살을 훌쩍 넘긴 느티나무 노거수에게도
포기해본 적 없는 푸르른 꿈 
회춘의 응원가였을 테다 
 
야생의 들길에도, 작고 여린 현호색에게도
어떤 아무런 편견도 없는 세월
 
오늘의 봄비야말로
생태 생명들을 향한 보편적 복지인 셈이다
하늘이 품은 박애정신인 셈이다.


  
# 시작노트

개인차도 있지만 지역차도 있는 게 비에 대한 소감이다.

계절을 막론하고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인류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농경문화와 농업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봄비가 매우 중요하다.

봄비야말로 생명을 살리는 대자대비, 사랑이다.

   
# 박얼서 시인 약력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국문인협회 전자문학위원
에세이집 ‘새벽을 쓰고, 아침을 전하다’ 外
시집 ‘아들아, 젊음이 아프거든 참지 말고 아파해라’ 外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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