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어버이날 등 몰려
평균 155만원 지출··· 48만원↑
78% "지출비용 부담 느껴"
어버이날 평균 지출 33만원

“지난 주에는 어버이날 선물을 사느라 방문했었는데, 이번 주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 '전주 사람 다 나왔네'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15일 전주 롯데백화점을 찾은 직장인 이모씨(42)는 백화점을 가득 메운 인파에 놀랐다.

이씨는 주차장 입구에서만 40분 가량을 대기하고 나서야 백화점에 들어설 수 있었고, 식음료 매장 앞에 길에 늘어진 대기줄에 점심 먹는 것도 포기했다.

지역 유통업계가 '코로나19'로 장기간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보복소비'로 오랜 침체를 벗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는 가정의 달 소비 수요까지 더해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가정의 달' 5월은 직장인에게만큼은 '잔인한 달'이다.

어린이날 연휴와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을 비롯해 결혼식 같은 경조사가 몰려있는 탓에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롯데백화점을 찾은 이씨는 이미 어린이날에도 두 자녀의 선물과 외식비용으로 30만 원 이상 썼다면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선물 등 용돈, 선물을 포함 총 150만 원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가뜩이나 코로나 여파로 어려운 시기에 부모님들을 찾아 뵌지가 오래돼 올해는 양가 부모님들에게 각각 50만원씩 용돈을 드린 것이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5년 전 결혼한 직장인 권모씨(38)는“형편에 맞게 선물을 마련하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끼어 있는 5월을 맞는 게 부담이 됐다”면서 “특히 직장 동료의 결혼식 등 경조사도 많아 지출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직장인이 5월 가정의 달에 평균 155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868명을 대상으로 ‘2021년 5월 가정의 달 지출계획’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명 중 4명(78.1%)은 '5월 지출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먼저 직장인 응답자 87.7%는 ‘5월 기념일과 휴일을 챙기기 위해 지출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지출 항목을 자세히 물어보니 주로 ▲어버이날(45.2%)과 ▲5월 휴일ㆍ연휴(17.2%), ▲어린이날(16.9%)을 맞아 지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스승의 날(6.3%) ▲석가탄신일(2.1%)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들은 5월에 평소보다 48만 원 이상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한 달 평균 지출비용은 97만 원 수준이었다.

반면 5월 지출 예상비용은 평균 약 155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5월 지출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니, ‘어버이날 용돈ㆍ선물’ 지출비용이 평균 33만5000원 상당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휴일ㆍ연휴 식사ㆍ나들이’ 지출비용이 평균 24만4000원, ‘어린이날 선물, 나들이’ 비용은 평균 8만6000원, ‘(자녀 또는 본인의) 스승의 날 선물’이 평균 3만2000원이었고 그 외 생활비는 85만3000원이었다.

직장인 조모씨(48)는 "외벌이 직장인 평소 월급으로는 5월 가정의 달이 무섭기만 하다“며 ”가족과 주변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행복을 나누는 5월 가정의 달이 언제부턴가 이렇게 부담이 돼 버렸다“고 한숨지었다.

/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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