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머스크 비트코인 매도
시사에 암호화폐 일제급락
주부-직장인 등 묻지마투자
광풍에 손실··· "시장과열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았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자 비트코인은 물론 모든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패닉셀이 이어지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했다가 어느 정도 회복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데 입을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 ‘묻지마 투자 광풍’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갔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은 직장인과 주부, 대학생도 예외가 아니었다.

며칠만에 투자금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정신적 패닉상황에 빠진 이들도 적지 않다.

전주에 사는 직장인 A씨(32)는 휴대전화로 비트코인, 알트코인 등락을 수시로 보며 연일 울상이다.

연일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코인에 투자한 1천만원 중 남은 돈은 겨우 200만∼3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A씨는 “휴대폰 보면서 큰일을 보다가 비트코인이 급락하기에 ‘100만원만 먹고 빼야지’ 마음 먹고 단타를 쳤다. 두 세 번 단타를 쳤는데 배터리가 다 닳아서 급하게 화장실에서 나와 휴대폰을 충전하고 켰는데 이 꼴이 났다”이라고 토로했다.

전주에 사는 직장인 B씨(40)는 주변에서 가상화폐 투자로 큰 수익을 낸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 전쯤 가상화폐를 100만원어치를 샀다가 17일 오전 현재 수익률 마이너스 22.2%로 손해를 봤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돈을 몇 배, 몇십 배로 불릴 수도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매수 직후부터 귀신같이 가격이 내려간 가상화폐는 정부 관계자의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곤두박질쳤다.

B씨는 “막차라도 타려고 했는데, 규제한다고 하니 앞서 투자한 사람들만 이익을 봤다는 생각에 허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입문한 지 2개월밖에 안 됐다는 ‘코린이’(코인시장+어린이) C씨(31)씨도 ‘쉽게 돈을 벌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무용담에 현혹돼 무작정 비트코인을 시작했다.

가상화폐별 특성이나 가치 공부는 필요 없었다.

등락 그래프만 잘 보고 특정 코인을 잠깐 샀다 팔았더니 순식간에 투자금이 2배로 불어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름 모를 코인에 투자했다 가격이 30% 넘게 급락하면서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다.

C씨는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숨 쉬기 힘들고 손발이 덜덜 떨린다. 잠깐 동안 3000만원을 날렸다. 제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 부탁드린다. 제발 부탁드린다”며 후회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은 연일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일확천금을 얻고자 하는 심리로 투자에 나서 손실을 보게 되면 이를 만회하고자 대출을 받는 등 주변인들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향 있다”며 “이는 주식이나 도박 중독과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가상화폐 관련해 상담을 받은 인원은 모두 10명으로 집계됐다.

/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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