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수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이야기'
전봉준 증손자 증언 기록-실증연구 수행

전북대 송정수 명예교수의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가 출간됐다.

이 책은 동학농민혁명사 연구의 오랜 과제였던 전봉준 장군의 가족사를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으며, 지난 2018년 전봉준 장군을 연구해 발간한 ‘전봉준 장군’에 이은 두 번째 저서다.

두 저서의 주제와 내용은 연결되기 때문에 함께 읽어야 전모를 알 수 있다.

이들 두 책에서 송정수 교수가 논지를 전개하면서 제시한 주요 근거는 ‘천안전씨세보병술보’이다.

이 ‘병술보’는 저자가 처음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 것으로, 전봉준 장군의 가문과 가계, 신상은 물론이고 출생지가 고창 당촌이라는 사실 등을 확인했던 자료였다.

이번 저서에서도 이 ‘병술보’를 근거로 전봉준 장군 선대의 세거지와 이동 과정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책의 핵심 근거는 전봉준 장군 증손자의 증언이다.

장군의 증손자가 나타난 것이다.

저자도 처음 그 사실을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증손자의 증언을 지금까지 알려져 온 전봉준 장군의 가족 관련 자료와 비교하면서는 놀라움과 함께 직계 후손이 맞다는 확신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전봉준 장군의 증손자는 현재 진주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전장수(全長壽, 1958년생) 씨이다.

증손자의 출현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것은 전봉준 장군의 혈손이 이어져 왔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갑오년에 활동했던 동학농민군들의 후손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가 전하고 있는 증언은 지금까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온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에 관해 생생하고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문헌사료는 역사 연구의 기본이 되는 것이지만 인멸되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이럴 경우, 발굴해서 채록된 증언은 불완전한 문헌자료를 보완해주기도 하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복원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그 효용 가치가 크게 인정이 된다.

그동안 역사적 인물인 전봉준 장군에 관해 큰 줄기는 알려져 오긴 했지만 단편적인 사실에 불과했다.

집안·가족·교육·유동생활·교유관계 등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거의 없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새로운 증언을 바탕으로 모자이크 단편과 같은 자료들을 짜 맞춰서 커다란 그림을 구성하는 것처럼 전봉준 장군 개인과 가족사의 전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는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다.

전장수 씨의 증언만 채록해서 소개한 것이 아니라 전봉준 장군과 그 가족에 관한 문헌자료를 망라해서 검토하고 실증연구를 수행한 성과물이다.

이 책은 많은 주석을 붙여서 논지 전개의 근거를 밝혔다.

편집 체제 때문에 미주로 배치했지만 전문 연구의 형태를 취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전후 사정을 추정하는 내용이 많이 들어갔다.

전봉준 장군의 삶과 활동, 그리고 후손들이 살아온 과정을 모두 근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거주 이전 배경과 교유관계를 비롯한 여러 사실을 추정도 포함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보게 될 것이다.

송정수 교수가 저술한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는 전장수 씨의 증언을 토대로 구성한 것이지만, 이 저서를 통해 나라를 위해 분투노력한 동학농민군과 그들의 후손을 보는 시각이 새롭게 정립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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