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로 9년 3개월만 '최고'
채소-과실류-축산물 다올라
개인서비스-석유류도 상승
경기회복조짐에 서민부담만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산물의 강보합세가 여전한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국제유가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상승률이 3%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기저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동안 저물가로 고개를 들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이 무색하게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1년 5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

39로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했다.

4월 상승률보다 더욱 큰 폭으로 뛴 것으로, 지난 2012년 2월(3.5%)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저물가가 이어짐에 따른 기저효과기도 하지만 그만큼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는 의미다.

이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우선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무려 12.8%가량 상승했다.

수산물(-4.7%)은 여전히 약보합세를 유지했지만 파(99.8%), 마늘(48.6%) 등 채소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참외(14.5%), 딸기(16.0%), 수박(10.1%) 등 과실류 가격도 강보합세를 유지하면서 1년 전보다 농산물이 무려 19.0%가량 오름에 따른 것이다.

소고기와 돼지가격이 각각 12.5%, 9.3% 오르는 등 축산물(11.5%) 또한 밥상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가장 큰 서비스 역시 공공서비스(-1.0%)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보험서비스료, 공동주택관리비 등 개인서비스(2.6%)와 집세(0.2%)가 상승하면서 1년 전보다 1.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원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휘발유(24.8%), 경유(27.6%) 등 석유류(24.5%)가 거침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원자재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공업제품도 4.2% 상승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경기침체 속 저물가가 지속되다 올해 들어 급작스러운 상승세로 전환된 것을 우려, 즉 ‘인플레이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는 지난해 6월 물가상승률이 –0.2%로 낮았던 만큼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 조짐에 따른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는 만큼 이 같은 목소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서민경제와 직결된 밥상물가나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가 이처럼 급증세를 이어갈 경우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 같은 추세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내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라고 아직은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현재 물가가 너무 빠르게 상승하는 것은 사실이다”며 “일단은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체감물가 상승세는 이보다 더 가파른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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