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만큼 더 멀어져 가도

배순금 전북시인협회 익산위원장

 

기를 쓰고 끝없이 기어오르면
그대에게 닿을까
 
넌출거리는 그리움 
붉은 벽돌담을 보듬고 
 
캠퍼스 외벽 담쟁이
올라서 엿보고 싶은 벽돌담 안쪽은 
면학의 성지다
 
좌뇌가 우뇌를 평정시키려 하니
역정을 낸다
수만 개의 손을 펼쳐 
펼친 부채로 부채질하는 것은
끈끈한 보고픔에 스며드는 것
 
흔들리는 
담쟁이 숭숭 뚫린 잎 새 사이로 
그리운 얼굴
닿으려면 그 만큼 더 멀어져 가도 
 
닿기 위해 오늘도
기를 쓰고 오른다


# 시작노트
코로나로 인하여 답답하고 흉흉하고 그리운 것들이 많은 요즈음,

한 편의 시로 추억의 한 켠을 되돌아보아 카타르시스를 접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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