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와 사람 - 유백영 사진작가

공무원퇴직후 소리전당공모
금상수상 계기 전속사진사
시작··· "작가정신-예술인
혼-정신 작품에 담아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이후 각종 공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이가 있다.

유백영 사진작가다.

지난 2002년 개관 이후 현재까지 전당의 공연사진을 도맡으면서 ‘공연은 유백영’이란 공식까지 성립될 정도다.

소리전당과 인연은 개관 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리전당을 주제로 한 공모전에서 금상을 차지한 것을 계기로 소리전당 전속사진가로 활동했다.

무보수로 자처했고, 전당 역시 쾌히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게 됐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가 이웃집 아저씨처럼 기억되는 것은 그의 작품들 때문이다. 소리전당은 100년, 200년이 흘러도 초창기 나의 작품은 남아 있게 되며, 이것이 사진가로서 오래도록 살아 남는 길이다.”

초창기에는 우연곡절도 많았다.

사진을 찍어주는 것만으로도 공연단체는 고마워했고, 연출가와 사진가 입장에서 가져야 될 프레임도 고민하게 됐다.

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사진을 찍어야만 자신의 색깔이 들어나게 되고, 사례비를 받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빵을 위해 작업을 하면 작가 색깔이 사라지지만 자신의 색깔을 확립하면 그것이 바로 빵이 된다’ 20년 가깝게 소리전당에서 카메라를 들며 세운 자신만의 사진 철학이다.

처음부터 사진을 전공한 것을 아니었다.

법원에서 공무원을 했고 퇴직 이후 법무사를 운영 중이다.

남원법원 근무 시절 사진을 처음 접했고, 1980년대부터 풍경이나 일출 등 눈에 들어오는 데로 셔터를 눌렀다.

그러던 중 ‘왜 사진을 찍나’는 고민이 생겼다.

사진에서 어떤 가치를 얻을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휴식기를 거친 다음 소리전당에서 제2의 사진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공연사진을 촬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인들과 친분이 쌓였다.

친필사인만 2,000여장이 넘으며 공연 포스터도 모두 소장하고 있다.

나금추 명인의 서울 공연에는 귀빈 대접을 받으며 촬영에 임했고, 그 때 받은 나금추 명인의 사인이 써진 꽹과리 선물은 보물 1호로 여기고 있다.

나금추 명인은 그 후 두 달 뒤 세상을 떠나 더욱 귀중하고 잊지 못할 선물이 됐다.

하지만 이들에게 받은 선물이나 사인도 중요하지만 더 귀한 것은 문화예술인들 그 자체였다.

이생강, 조상현, 황병기 등 내로라하는 명인들을 직접 찾아 이들의 친필사인과 손도장을 수집했고, 이들의 작업과정도 일목요연하게 촬영하며 기록보관에 힘을 기울였다.

사진촬영이 없다면 소중하고 중요한 기록들이 남아있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소리전당 촬영도 같은 맥락이다.

20년 동안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이 사진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버지 제삿날도 소리전당 공연 촬영에 갈 정도였다.

“한 장소에서 20년 동안 사진을 찍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정신과 함께 예술인들의 살아온 흔적을 남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진가로서 나의 색깔을 살리고 예술인들의 예술적 혼과 정신을 담아내며 후대에 물려주는 게 나의 임무다. 힘을 닿는 한 이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한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유백영 사진전’을 12월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전당의 20주년 기념 ‘KOSAC20 페스타’ 프로그램 중 하나인 20주년 특별전의 4개 섹션 중 유백영 사진전의 미리보기 버전이다.

9월 예정된 사진전에 앞서 일부 작품들을 미리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