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최고의 시절은 최악의 통치시절이었다

당나라 귀족정치 모순 쇠망 주요인

'강희옹정제' 통치 당시에 전 세계 GDP 중에서 청나라가 차지하던 비중이 20%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미 신대륙이 발견되어 유럽이 부유해졌으나 당시의 중국은 여전히 대단했던 것이죠.

그렇다면 유럽이 암흑기였던 7~8세기, 즉 중국이 세계 GDP의 40% 이상이었다는 당나라 시대는 어땠을까요.

하이라이트라고 할수있는 당태종의 '貞觀의 治' 부터 당현종의 '開元의 治' 까지, 즉 '안녹산사사명(안사)의 亂' 이전은 모든 중국인들의 꿈의 시절이라 하겠습니다.  

과연 그런 것인지 1970년대에 일본도쿄대 동양사학 교수팀이 연구한 책이 <중국의 역사 수당오대> 편이고, 중국 난징대학교의 '자오이'라는 교수가 '안사의 난' 이후 780년 경 당나라 덕종 때 부터 멸망까지를 다룬 책이 <대당제국쇠망사>입니다.

둘 다 다루되 제 개인적으로는 일본인들이 쓴 책의 객관성에 더 후한 점수를 줍니다.

'자오이'교수는 편년체로, 즉 연도별 변화로 기술하되 마치 소설처럼 구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쇠잔해가는 제국을 구할 수 있는 일말의 기회가 권력 상층부에서 무산되어가는 안타까운 순간들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개혁이 실패하는 때 마다 탄식을 하는 식으로 기술하였고 모든 것이 정치 위주로 기술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환관이 득세했음에도 기적적으로 나타난,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는 후대의 聖君 선종의 사망에는 너무 감정이입이 많이 된 결점도 보였습니다.

'자오이' 교수는 제도의 문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보였습니다.

사실 먼저 도쿄대학 교수들의 것을 읽지 않았다면 그의 견해에 동조했을 지도 몰랐습니다.

무려 40여 년 전에 나온 도쿄대학 동양사학과의 책은 참으로 안 좋은 책이었습니다.

40여년 전 자료의 상당수가 떡이 진 흑백 자료사진과 간이 인쇄소에서 하나하나 활자를 셋팅해서 발행한 것 같은, 1970년대에 시골 교회 주보에서나 보이는 활자체는 첫 페이지 부터 짜증을 불렀습니다.

요즘 그 출판사에서 발행된 책들엔 조판 등등이 세련되게 달라졌겠지만, 2001년에 나온 이 책의 가격은 지금 시세로도 그리 싸지 않은 짱짱한 가격인데도 이 지경입니다.

최고 평점을 받은 권위있는 책이 아니었다면 팽개쳤을 것입니다.

굳이 미리 밝히는 이유는 외양에 휘둘리시지 마시라고, 저도 이미 겪었다고 꼭 미리 말씀드려야 구입하실 경우 읽으실 것 같아서 입니다.

먼저 지배층의 변화를 짚습니다.

수나라 때부터 당나라의 성립, 오대십국의 성립과 몰락, 이후 맛보기로 송나라의 건국 까지를 첫머리에 다룹니다.

물론 이 책의 진가는 여기가 아닙니다.
5장 부터 당태종이 정립한 통치 체제를 다룹니다.

통치 체제 자체가 귀족 정치였으며 균전제, 조용조 그리고 부병제를 채택합니다.

그런데 7장 부터 통치 체제의 파탄이 균전제, 조용조 그리고 부병제의 내부적 모순의 심화가 당나라 쇠망의 주 요인이라는 판단입니다.

균전제, 조용조의 부담이 거의 평민 이하의 하층민으로 전가되고 流民이 증가합니다.

이는 필연으로 병역에 투입될 丁男, 즉 세금, 노동력 징발, 국방에 투입해야 하는 성인 남자가 산술적으로 부족해집니다.

국가 재정의 만성적 부족을 이미 당현종의 개원 시기에 보였고, 국방을 소그드인이나 전향한 몽골족, 여진족 등에게 의지하게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모든 것을 누리기만 하는 상층 귀족과 착취당하기만 하는 하층민의 계급 간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이는 불행히도 송나라 때 부터는 귀족이 몰락하고 유학을 배운 지방호족들로 대치된 것 이외에 내부 모순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견해입니다.

측천무후 때 부터 詩文을 주로 평가하는 진사과가 과거의 주된 우대 대상이 되고, 현대의 시각에도 전혀 뒤쳐지지 않고 서구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고도의 정신 문화가 융성한 것을 중국인들이 최고의 시절로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문이나 유학을 공부한 서생이 입법, 사법, 행정을 도맡다보니 전문성의 결여를 겪어 통치에 어려움이 있던 것은 현대의 중국인들이 모르고 있거나 공산당의 일당독재로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여깁니다.

결국 부국강병은 부패 척결과 권력 독과점이 없어야만 건강하게 지속되는 법이지요.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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