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만명 수령 36% 사용돼
세대주 자녀동의 없이 수령
별거가정 가족들 지원금
가로채 경찰출동-항의도

1인당 1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지원금 지급 대상 180만 명 가운데 155만 명이 카드를 수령해 지급률이 86%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체 지원금이 36%인 646억 원이 사용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해프닝 사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대주가 한꺼번에 신청해 받다보니, 가족간에 분쟁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주말 모처럼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가진 한 결(38·전주시)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놓고 남편과 아이들과 열띤 밥상토론을 벌였다.

세대주인 남편과 아이 둘이 있는 4인 가구인 이들은 4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이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는 의견이 충돌했다.

한결씨는 모두 생활비로 사용하겠다며 남편에게 전액을 요구했고, 세대주인 남편은 4장의 카드로 나오는 만큼 각각 한 장씩 나눠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해 냈다.

그러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마저 각자의 몫을 요구하면서 엄마는 끝내 두손 두발을 들 수 밖에 없었다.

한씨는 “결국 남편과 아이들에게 설득당해 휴가맞이 선물이다 생각하고 깔끔하게 마음을 접었다”고 전했다.

세대주인 새엄마가 아들들 동의없이 재난지원금을 수령해가 분쟁이 일어난 가정도 있다.

이 가정은 경찰까지 출동해서야 재난지원금 카드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또다른 가정은 별거중이던 세대주 남편이 가족들의 재난지원금 모두 가지고 타지역으로 이사해 동사무소에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아내와 별도로 월급을 관리하고 있는 삼천동 직장인 서주표씨(51)의 경우도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고심을 거듭한 끝에 3인가족 30만원의 카드를 아내가 전부 사용하게끔 했다는 사연도 있다.

서씨는 “각자 월급관리를 하고 공과금 납입도 나눠 내고 있지만, 이번 만큼은 큰 돈이 아니어서 아내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북도의 한시적인 지원으로 1인당 10만원을 주는 전북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지난 5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주민등록상 지급 신청이 세대주로 한정되면서 지원금을 향한 세대원들의 웃픈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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