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선거철이다.

코로나19로 사람을 많이 만날 수는 없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까", "다음 대통령은 누구 될까"를 궁금해한다.

전주에서는 도지사가 또 나오느냐, 전주시장은 왜 불출마하냐 이런 뒷얘기를 물어본다.

선거에 대한 호기심이기도 하지만 누가 리더가 되느냐에 따라 내 삶이, 내 지역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의 조조는 난세의 간웅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동양의 유교적 관점에서 봤기 때문인지, 권력을 훔친 인물로 평가 받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유비는 정통성을 가진 인물로 부각된다.

삼국의 결말은 조조의 후손이 유비의 후세를 통합시키는 걸로 매듭지어진다.

조조는 똑똑하면서도 리더십이 특출나다.

수하에 있는 맹장들에게 충성심을 이끌어냈고 군사, 즉 전략가들도 잘 활용했다.

유비의 의제 관우를 생포했지만 아무 조건 없이 보내주기도 한다.

조조가 '여유'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조조는 주변을 잘 믿지 않았다.

의심이 많았다고 한다.

조조는 중대한 사안을 본인이 결정했고 또 주변을 적절히 이용했다.

온갖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지만 최종 결정은 자신이 내렸다.

수많은 고민 속에 내린 조조의 승부수는 결국 새 나라를 여는 기반이 됐다.

지금 여야 정치권은 2022 대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여당에서는 6명의 후보가 본경선을 치르고 있고 야권에선 근 20명의 후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 풍년시대다.

후보 중에는 이번에 안 되더라도 다음을 보거나 또는 다른 선거를 염두하고 나온 이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인사들은 이번에 되기 어려울 것이다.

절실함이 없기 때문이다.

되면 기적이고, 안 되면 이름이라도 알리는 데 만족할 것이다.

여야 주요 후보들의 대선 전략을 보면 대부분 엇비슷하다.

최강의 캠프를 구성하고 조직력을 가동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유능한 인물을 캠프 전면에 내세우고 세 과시에 힘을 쏟는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정치인 그리고 정치를 하려는 이들 중 상당수가 어느 캠프로 가야 할지 눈치를 본다.

여기저기 캠프에 이름을 올리는 이도 있다.

후보 입장에서 본다면 캠프 구성과 조직 가동에는 '자금'이 필요하다.

자칫 캠프나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본선 또는 대선 이후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일부는 경쟁에서 패하더라도 캠프와 조직을 활용해 계속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생각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

만일 캠프를 만들지 않거나 극소수로 캠프를 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조직과 세력에서 경쟁 후보들에게 밀릴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변했고 민심 역시 정치인보다 더 똑똑해졌다.

그 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월 전당대회에서 충분히 보여줬다.

당시 이 후보는 3무(無) 선거운동을 내세웠다.

매머드급 캠프, 지원 차량, 문자홍보 등 3가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선거 비용은 3,000만원 정도였다.

이 대표는 정치교체라는 시대명분 그리고 본인의 메시지로 승부를 봤다.

그 승부수가 당원의 마음을 움직였고 일반 여론까지 얻으며 압승을 거뒀다.

결국 선거는 메시지다.

후보는 조조와 같이 냉정하게 결단하고, 어떤 메시지를 낼 지 고심해야 한다.

캠프의 어느 누가, 후보에게 감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겠는가? 그러니 후보가 스스로 판단하고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후보가 국민의 마음을 흔드는 메시지를 던진다면 지지율은 올라간다.

지지율이 올라가면 조직표, 선거인단 모집은 저절로 이뤄진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이준석 현상을 보고도 아직까지 캠프와 조직력에 승부를 거는 후보가 있다면 여야 누구든 패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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