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노병사의 과정을 거치며 일생을 마치게 된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들어서면서 노후생활보장 문제가 국가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후생활은 복지정책 상 소득유지, 건강보장, 주택문제 해결, 평생교육 등의 해결이 핵심과제이다. 부귀장수(富貴長壽), 부귀영화라고 한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게 부귀 즉 소득유지이다. 소득이 있어야 병원에 다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서 그렇게 본 것 같다.

7월 6일 유엔무역개발기구는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다. 대부분의 어른신들은 평생 근검절약하며 노후에 걱정 없이 지낼 만큼 소득을 형성했다. 그런데 본인 스스로 연세가 들어가면서도 자녀들 심지어 손주들 뒷바라지하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생활을 유지할만한 소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오늘날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이 「마을자치연금」제를 창안해 확산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익산시와 함께 7월 14일 익산 성당포구마을에서 「마을자치연금」 제1호 준공식을 열고 8월부터 매월 10만원씩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거주기간 등 요건을 갖춘 70살 이상 어르신 28명이 연금을 받게 됐다. 성당포구 어르신들은 한 달에 평균 39만원의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데 「마을자치연금」을 더하면 연금액이 49만원으로 올라서게 된다. 연금재원은 마을공동체사업 수익금 50%, 태양광발전 수익금 50%로 형성된다. 태양광사업은 익산시와 전북혁신도시 5개 공공기관, 그리고 한솔테크닉스가 지원했다. 

「마을자치연금」 시행절차를 보면 먼저 익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마을 선정, 수익사업 재정지원, 연금지급 점검 등을 담당한다. 국민연금공단은 「마을자치연금」 보험설계와 마을사업 재정지원 컨설팅, 연금제도 운영 등의 업무를 맡기로 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협력기관은 사회공헌기금 등을 통해 마을수익사업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공단 김용진 이사장은 “농촌 지역이 어려운 시기에 「마을자치연금」으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노후소득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마을자치연금」 표준운영절차가 마련된 만큼, 공공·민간협력체계를 강화하여 전국 마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은 이에 따라 8월에 대중소협력재단과 함께 전국농촌마을을 대상으로 「마을자치연금」 공모를 시행하고 제도를 확산시켜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새뜰마을사업 도시마을 설명회를 열고 도시에도 「마을자치연금」을 도입할 계획이다. 새뜰마을사업은 낡은 주택 개수와 보수 등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 사업이다. 이 같은 물리적 환경개선과 함께 공동체 생산활동과 「마을자치연금」 등 생산적 복지제도가 도입된다면 도시마을도 사람의 훈훈한 정이 넘치는 마을로 변모할 것이다.

「마을자치연금」제도가 전국 모든 마을로 확산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러나 공동체 생산이 없거나 어려운 곳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마을자치연금」 공백지역의 경우 시·군 또는 시·도 단위로 광역적 공동체 생산활동을 시행하면 이중삼중의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공백지역을 위한 「마을자치연금」을 도입하면 좋을 것이다. 기존에 「마을자치연금」이 시행되는 곳도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

「마을자치연금」의 모태는 계와 두레, 향약 등 우리 고유의 공동체 생활방식이다. 모두 경제활동의 일차적 조직이다. 계를 통해서 소규모 사업자금을 마련했으며, 두레를 통해 공동으로 생산활동을 영위했다. 향약의 경우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 해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규약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시행했다. 「마을자치연금」은 환난상휼의 현대적 계승이다. 우리는 조상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후소득 걱정이 없는 나라를 만들면 좋겠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전국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은 54만원이다. 여기에 「마을자치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을 합쳐 한 달에 최소 100만원 정도 연금을 맞추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필자는 이를 절대소득이라고 부른다. 절대소득 100만원을 맞추는 전략과 정책개발에 몰두해야 할 것 같다. 노후 소득유지는 경제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생산력은 노후소득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을자치연금」을 통해 마을, 시·군, 시·도, 대한민국, 지구촌 공동체가 행복하게 지속가능하기를 바란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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