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에게 '맹자'란 무엇이었는가

올바른 성찰의 중요성 담아

 <뤼신>의 '아Q정전'에서 노총각 주인공이 별다른 일도 없이, 매우 안 좋은 경제 사정에도 배불리 먹고 지냅니다.

내막을 알고 보니 공동묘지에서 제삿밥을 얻어 먹고 다녔던 것입니다.

같은 상황이 '맹자'에도 나오는데 다만 처첩을 거느린 사람으로 설정이 다릅니다.

체면이 손상되는 것도 모르는 가장을 처와 첩이 서로 얼싸안고 못난 남편을 둔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입니다.

즉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인 '아Q정전'의 모티브를 '맹자'에서 따온 것입니다.

<맹자>의 지혜는 2200년 뒤의, 20세기 초 중국 최고 지성인으로 불리는 후손에게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들은 호칭에 자연스럽게 님을 붙여주지만 <맹자>님이라 부르는 사람은 아직 못 봤습니다.

"<맹자> 가라사대 어쩌고.." 는 많이 들었습니다만.

그만큼 그의 그릇은 가슴 따뜻한 성현이 아니라 똘똘한 수재의 이미지로 굳어져 있습니다.

'맹자'를 읽다보면 수 많은 사자성어의 원래 출처이며, 뛰어난 비유의 보고라 잘났었겠다고 인정합니다.

대장부(大丈夫)라는 전 국민이 다 아는 명사 조차 본래 <맹자>가 정의 내린 단어이니까요.

'논어'를 인용할 때 문장의 始終을 모두 사용하는 이유는 <공자님>의 고귀한 인품이 귀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맹자'에서 인용할 때는 대개 전체 문장이 상당히 길어서 핵심 부분만 발췌합니다.

분명히 바른 소리를 하긴 하는데 상대를 감화하지는 않고, 정 떨어지는 똑부러짐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공자님>께서는 어느 때에는 자신을 더 특정한 장점이 뛰어난 제자 보다 낮추는 파격을 보이시지만 '맹자'를 읽는 내내 그런 대목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아집이 강합니다.

문제는 유학이 망가진 이유가 漢나라 부터 정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는 논리적 근거를 거의 '맹자'에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얼굴 마담으로 성현이신 <공자님>을 내세우지만, 유학자들이 정치 이데올로기로 권력을 잡는 데는 폐쇄적인 <맹자>의 논리가 도그마가 되어버렸습니다.  

모든 것을 사자성어로 만들어 외우기 좋게 하거나 요즘 말로 모범답안처럼 똑 부러지는 정리를 합니다.

이는 종교의 교리를 확립하는 것처럼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中興祖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입니다.

논리화 철학화하여 보편성을 버리는데, 유교는 종교가 아니라서 자비를 덕목으로 포교를 하는 것이 아닌 상류층의 계급화와 폐쇄적 신분관계를 옹호하는 것이죠.  

가령, '맹자'에서 '묵자'를 비난하는 논리가 부모喪에 돈을 적게 썼다는, 제사를 주관하며 먹고사는 儒家의 돈벌이에 지장이 있는 현실을 孝心이 없다는 식으로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묵가'는 아시다시피 평등 사상으로 신분제 타파를 부르짖는 流派인데요.

가난한 이웃을 구제하자는 그들이 불필요하게 喪禮에 큰 돈을 쓸 리 없으니까요.

그러면서 왕에서 부터의 고착화된 신분제를 강력히 옹호합니다.

왕 바로 밑은 그들 자리죠.

눈에 익은 억지 중에 얼마 전 <아베 신조>가 삽질에 가까운 바보짓을 했을 때 부총리인 <아소 다로>가 변호한답시고, '맹자' 안에 그대로 적혀 있는 '총리가 되보지 않은 이가 총리의 통치 행위를 비난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무논리를 설파하여 비웃음을 샀습니다.

'맹자'는 그런 수준의 내용도 꽤 있습니다.    

또한 언제든 패악군주들에 대한 易姓革命을 정당화합니다만, 패악군주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는 뚜렷이 정의하지 않습니다.

두리뭉실하게 하, 은, 주의 마지막 패악군주들을 예로 들었습니다만, <백제 의자왕>처럼 마지막 군주들은 터무니 없는 누명들을 쓰는 법이죠.

- 조선 태종 때의 한반도 인구가 삼백만이었는데요.

7세기에 충청남도와 호남을 합한 땅에서 어떻게 궁녀가 삼천이나 되었을까요.

나당점령군의 강간약탈을 피해 백마강에 몸을 던진 부여공주의 부녀자들 총 숫자였겠죠.

- 후세에 儒家들이 저지르는 악행들에 면죄부를 주었죠.

儒家들만 옳다는 것이죠.

가령 인조반정 같은 한국사 최대 비극같은 경우도 해당됩니다.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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