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전부터 전국적인 운동(?)으로 친일잔재 청산 활동이 대대적으로 일고 있음은 대단히 뜻깊고 의미 있는 일이다.

나라를 강제적으로 점령하고 물질적·정신적으로 40년 가까이 수탈한 일본국의 야만적 행위는 그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일이고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다.

특히 우리 전북에서 그런 일이 많은 것 같다.

그 당시 그러한 일제에 빌붙어서 아부하고 간살거림으로 권력과 권세를 얻고 치부하며 부를 축적한 매국 무리들을 결코 좌시할 수 없음은 오늘날 전국민이 박수 치고 응원하며 격려할 일이다.

그런데 필자가 이 자리를 빌어 꼭 한마디 제안하고 건의코자 외람된 펜 든다.

필자는 20~30년 교직에 있었기에 먼저 학교의 예를 들고자 하는 바, 초·중고·대학을 막론하고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행동이 모범적인 학생을 칭찬하며 격려하는 반면, 못된 행동을 하고 교칙을 위반하며 타인에게 해악을 가한 학생은 그에 맞는 벌을 준다.

즉, 벌을 주는 반면 상을 주고, 상을 주는 반면 벌도 주는 것이다.

일제 강점시 36년간 일제에 빌붙어서 권세 잡고 부를 축적한 무리들이 있는가 하면, 일제에 강제징용 당하고 강제노역, 강제부역으로 목숨을 잃었거나 영구장애로 장애인이 된 불들이 수없이 많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 대표사례로 부상되지 않는가.

그러나 그 뿐 아니다.

필자가 익산·군산지역에서 교직에 있을 때 가정환경조사 및 가정방문을 나가면 조부나 부친이 별세하신 결손가정이 수없이 많았던 바, 그분들이 대부분 대야평야·만경평아에 노역가서 일본놈들 매에 맞으며 중노동에 시달리다가 죽었거나 장애인되어 일찍 세상떠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죽음으로 농사지은 쌀을 군산항에 쌓아놓고 일본으로 들여가서 잘 먹고 잘 산 반면, 그분들 불쌍하여 치료해 주고자 당시의 연세대 세브란스 의료봉사단들이 군산 개정면에 치료소를 만들었는데 이영춘박사가 중심된 의료진이 종합병원인 개정병원을 설립했던 사실은 한국 의료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실로 눈물겨운 사연이다.

또한 완주군 동상면 소재 대아저수지와 대아댐은 당시 익산(대야)·군산(옥구)평야의 논농사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일제가 축조한 농지수리시설인 바, 그 저수지와 댐 건설에 수백 수천명이 강제노역에 동원되어 작업하던 중 다쳐서 장애인되고 세상 떠난 사람들이 수십 수백명 이었다는 사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오늘날 그 불쌍한 영혼들에게 정부적 위로나 보상은 어떤가.

그에 합당한 위로나 위안을 하고 있는가.

친일잔재 청산도 좋지만 반면 억울하게 죽고 병든 영혼들도 찾아서 늦었지만 원혼을 달래주면 좋겠다.

친일잔재 청산에 그런 일도 포함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개인적 가정사지만 필자의 부친(오춘선)은 일제강점기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일인들이 창씨개명을 강요했을때 분연히 일어나서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죄(?)로 투오되어 수개월간 고생하셨던 후유증으로 60대 초반에 장애인되어 평생의 한을 안고 별세하셨다.

그러나 오늘날 누구하나 "애쓰셨다" 위로하는 일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벌 주는 한편 상을 줌"도 병행돼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 않는가.

벌 주는 일에 힘쓰기 보다 오히려 상 주는 일에 힘 쓰는 것이 우리 모두가 밝은 세상 만드는데 힘 써야 될 일 아니겠는가.

/(사)무궁화 효사랑 전주시 회장 오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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