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후 에너지 전환에 대한 문제는 여야 문제에서 시작하여 보수와 진보 간 논쟁뿐만 아니라 언론까지 가담하여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여름철 전력피크에 따른 전력부족 문제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부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 졌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에 대한 논쟁은 다양한 이슈와 연계되어 우리 사회의 건전한 담론과 토론이 아닌 이념적 갈등으로 변질되어 왔다.

인터넷에서 태양광을 검색하면 태양광 발전에 대한 지지와 비판으로 얼룩져 있다.

심지어 근거하는 내용이 완전히 상반되어 무엇이 진실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례도 있다.

단적인 예로 이번 여름철에는 전력부족으로 인한 전력 피크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재생 에너지에 우호적인 언론사들은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피크 시간이 변경될 정도로 전력수급에 기여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반면, 이에 비판적인 언론사들은 전력피크 시간에 태양광‧풍력 설비의 발전량 비중은 1.7%에 불과하다고 게재하였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정부의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증가하는 재생 에너지 설비는 전력 공급원으로 전력수급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태양광 발전의 경우 일사량이 높은 주간에 발전량이 높아 전력피크 시간에 영향을 주어 기존 전력피크 시간인 오후 2시~4시가 아닌 오후 3시 이후로 변화 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상반되게 태양광 발전에 부정적인 언론사들은 전력거래소의 전력피크 시간의 태양광‧풍력 발전 데이터를 근거로 재생에너지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물론 정부의 반박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 소규모 발전원인 태양광의 경우 대부분 전력거래소가 아닌 한국전력을 통해 거래 되는 점을 간과하여 태양광 발전량을 과소 산정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당 기사를 마냥 비판할 수도 없다.

전력거래소에서 관리하는 전력수급 통계가 한전 또는 자가용 태양광 설비에 대해 집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기사가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해 보고, 비판적 내용을 단순 적시하기보다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고려해 ‘안정적인 전력수급 체계 구축을 위해 한전‧자가용 발전에 대한 통합관제가 필요하다.

’는 시사점을 제시했다면 참으로 좋은 보도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교수신문에서는 지난 ’20년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다.“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당시의 다양한 정치‧사회적 이슈를 비꼬아 선정된 말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담론 역시 건전한 토론을 넘어 이념적 성향에 따른 지지와 비판으로 변질되어 ‘아시타비(我是他非)’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완벽한 에너지원은 없다.

‘재생 에너지냐, 원전이냐’ 논쟁을 넘어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들은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국가 전력공급 달성’을 위해 다양한 발전원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모두 공감하고 있다.

다만, 그 비율을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조율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집사광익(輯思廣益)의 자세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재생 에너지의 장‧단점을 서로 주장하기보다 상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하여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국가 에너지 밸런스, 그리고 디지털 강국으로의 도약과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 전력수급 방향 등 대한민국의 에너지의 미래를 함께 담론할 수 있는 성숙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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