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적 공정성장’이란 말을 처음 들으면 이해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공정성장’은 오래 전부터 우리의 귀에 익숙한 용어지만 전환적 공정성장’이란 말은 낯설기만 하다.

그나마 ‘전환적 성장’과 ‘공정성장’을 합성한 용어라면 이해가 좀 쉬울까? ‘공정성장’은 일반적 수준에서도 수긍이 간다면 최소한 ‘전환적 공정성장’에 대해 반 정도는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환적 성장’과 ‘공정성장’은 어떠한 관계에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다면 문제는 좀 복합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전환적 공정성장’을 제안한 바 있다.

‘전환적 공정성장’이 필요한 성장전략인 것은 분명하지만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어렵게 접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의외로 명확하고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전환’이란 말을 생각해보자.

‘전환’이란 단어의 의미는 간단하지만 ‘성장’과 함께 붙여 쓰다 보니 추상적인 용어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보면 그 의미가 쉽게 와 닿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요즘 우리사회의 가장 큰 위기라 할 수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생각해보자.

그 심각성은 코로나19가 있었던 때와 없었던 때를 구분할 정도다.

그만큼 코로나19는 우리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의 생각과 정책만으로는 퇴보할 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방향을 전환해야 할 원인은 코로나19에 한정되지 않는다.

기후위기와 기술혁신의 필요성도 중요한 대전환의 이유다.

전통적 에너지에서 탈피해 탄소중립적 에너지로, 노동집약적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로 전환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러한 과제는 대전환의 시대에 성장을 위한 정책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환적 성장’이란 바로 이러한 대전환의 시기에 필요한 전략적 성장정책을 의미한다.

‘전환적 성장’의 분야는 바이오, 디지털, 탄소 중립적 에너지 등으로 미래에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산업이다.

 다음으로 ‘공정성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부언할 필요가 없겠지만 우리 사회에 공정한 성장이 전제되어야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공정한 성장이라 하여 과거처럼 단순히 ‘분배’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모두가 공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정성장’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불공정과 불평등이 저성장의 주요원인이 된 지금은 공정이 성장을 담보하고, 성장은 다시 공정의 토대가 된다”고 밝히며 “공정거래위원회 강화, 불공정거래와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징벌배상, 사회적 대타협 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자본과 노동,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에서 갑을관계를 시정하고 공정경쟁질서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성장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전환적 성장’과 ‘공정성장’은 대체 무슨 관계일까? 언뜻 보면 별개의 성장전략정책 같지만 ‘전환적 성장’은 ‘공정성장’으로 이어지고 ‘공정성장’이 ‘전환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전환적 공정성장’의 지속성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끊임없는 혁신이 없으면 선순환도 지속성도 있을 수 없다.

 경제성장을 더 이상 경제정책의 문제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사회 전 분야에서의 혁신이 일어나야 하고 혁신은 공정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전환적 공정성장’은 경제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자 지향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잘 다듬어 정밀화 할 가치가 있다.

/이로문 법학박사·민주정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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