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평옥 시인 '인목대비'

한국 서사시의 맥 잇는 문학사적 의의 커
우리정서와 공명 자아성찰의 기회 제공

안평옥 시인이 장편서사시집 '인목대비'를 펴냈다.

시인은 오천 년 우리민족의 역사 중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어느 한 시기나 사건을 관류하는 내용이 글로 엮어져 있는 것이 없음을 항시 부끄럽게 여기고 ‘인목대비’를 펴냈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우리민족의 굴곡진 역사를 시로 표현하고자 1636년 병자호란 때에 40만 명의 조선 여인들이 청나라로 끌려가는 아픔을 쓴 ‘화냥년’, 대원군과 민비의 갈등이며 고종의 을사조약 체결로 조선이 망하는데 그 과정을 그린 ‘제국의 최후’, 히로시마 원폭과 일본제국은 패전을 묘사한 ‘불벼락 치다’에 이어 조선 궁중 여인의 삶과 아픔의 점철된 일생을 다룬 ‘인목대비’까지 네 권의 장편서사시집을 펴냈다.

호병탁 문학평론가는 작품 해설에서 “안평옥의 대서사시 인목대비의 두툼한 원고를 받았을 때 나는 무엇보다도 우선 숙연한 느낌이 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이번 장편 서사시는 ‘화냥년’, ‘제국의 최후’, ‘불벼락 치다’에 이어 벌써 네 번째인데, 그가 그동안 이러한 역사적 서사의 치밀한 문학적 서술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자신의 영혼과 땀을 바쳤을까 하는 생각이 엄습한 까닭에서였다”고 밝혔다.

안평옥은 1993년 등단한 이래 앞에 언급한 서사시뿐 아니라 서정시집 ‘흔들리는 밤’,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그리움이 뜨거운 날에’, ‘새벽인력시장’ 등을 상재하며 지역 문단을 이끌고 문학발전에 기여하였다.

특히 그의 장편서사시는 신동엽의 ‘금강’ 이후 끊어진 한국 서사시의 맥을 잇는 문학사적 의의가 큰 작품으로 평가된다.

시인의 서사적 사건에는 발생되었던 정확한 연대가 나타난다.

날짜까지도 명시되고 있다.

등장인물도 과거의 무시간적 존재가 아니라 역사적 시간 속에서 변모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소도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따라서 작중인물이 뿌리박고 있는 공간은 역사적 차원의 공간이 되는 것이고, 이런 역사성의 획득은 당대 사회현실의 묘사가 보다 확실한 기반과 구체성을 얻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바로 안평옥 서사시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라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호병탁 평론가는 “‘인목대비’의 서사에는 여러 삶의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이 있다. 시대적·사회적 제반 여건 속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의 정서와 공명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인목대비’는 그 방대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의 서술을 위해 바쳤을 안평옥 시인의 부단한 열정과 수고에 대해 경하와 상찬의 예를 표하자 한다”고 말했다.

안평옥 시인은 김제 출생으로 ‘문학세계’와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데뷔했으며 8권의 시집을 펴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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