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뱀사골 탐방안내소
애벌레의 꿈 프로그램 운영
깃대종 히어리-반달가슴곰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 힘써
무장애 탐방로 2km 1시간 소요
부부소나무-천년송 볼거리

지리산은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을 정도로 면적이 넓기 때문에 사계절 다양한 비경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다양한 식물과 전설이 넘치는 뱀사골계곡은 가족, 여인, 친구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기 좋은데요.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 물에 몸을 맡기고, 가을에는 햇살에 비친 붉게 물든 단풍과 계곡의 크고 작은 소에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되는 곳입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은 초가을, 뱀사골에 깃든 이야기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생태탐방을 떠나보면 좋을 듯합니다.

 

# 지리산뱀사골탐방안내소

지리산뱀사골탐방안내소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대상으로 지리산국립공원의 자연을 느끼며 공감할 수 있는 ‘애벌레의 꿈’ 탐방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어 가는 한 살이 과정을 살펴보며 지금의 어렵고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로 만든 해설 체험프로그램입니다. 아이들은 애벌레의 한살이를 살펴보며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고, 코로나19로 지친 어른들은 자연에서 심신의 안정과 마음의 위안을 얻어갈 수 있을 듯합니다. 체험프로그램 문의 전화(☎ 063-630-8945)
 

# 깃대종과 반달가슴곰

깃대종이란?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생물종을 일컫는 말인데요. 지리산 국립공원에서는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여 반달가슴곰과 히어리를 깃대종으로 선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반달가슴곰은 한때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때 무분별한 포획과 밀렵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반달가슴곰의 심각한 멸종을 막고 개체수 증가를 위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히어리는 국내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으로 작은 고깔 모양의 꽃이 모여 밑으로 늘어진 모습이 귀걸이 같다하여 히어리로 불리게 되었는데요. 주로 산 중턱의 양지바른 지역에서 서식하는데 뱀사골 계곡, 구룡계곡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른 봄 3월경에 뱀사골계곡을 방문하시는 분은 히어리를 꼭 찾아보세요.
 

# 히어리와 무장애탐방로

뱀사골탐방안내소를 지나 턱이 없는 무장애탐방로 '뱀사골 신선길'로 접어들자 발밑으로는 계곡물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고 짙은 숲속 향기가 묻어납니다. 뱀사골 계곡으로 온통 짙은 초록빛깔 향연이 펼쳐지는데요.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숲속의 푸른 기운을 마시고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절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 며느리밥풀꽃

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밥알을 입에 넣자 평소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시어머니가 이를 핑계 삼아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는 이유로 맞아 죽은 며느리 무덤가에서 붉은 입술에 밥풀 두 알을 입에 문 듯 한 모양의 꽃이 피어났는데요. 사람들이 이 꽃을 보며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예쁘게 보였던 꽃의 크게 벌린 꽃 입술에 하얀 밥알 두 개가 왠지 애처롭게 보입니다.


# 산수국

산수국은 물을 좋아하고 꽃 모양이 국화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꽃을 자세히 보면 꽃잎이 뒤집힌 것과 그렇지 않은 게 있습니다. 가장자리의 꽃은 가짜 꽃으로 곤충을 유인하고 진짜 꽃이 수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수분이 끝나고 나면 꽃잎을 뒤집어 곤충들에게 이젠 더 이상 오지 말라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이야기와 신기함이 깃든 식물의 세계입니다.
 

# 뱀사골계곡 물소리 들으며 쉼표 찍어보세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뱀사골 생태 탐방로를 걷다보면 뱀사골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과 길이 많은데요. 걷다 지치면 잠시 신발을 벗고 시원한 물소리를 벗 삼아 잠시 발을 담가 봐도 좋을 듯합니다. 뱀사골의 비단결 같은 계곡과 원시림,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폭포수소리는 뱀사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웅장한 매력이지 않을까요!
 

# 계곡은 어떻게 형성 되었을까?

계곡은 어떤 모습일까요? 비나 눈이 오면 계곡 주변의 숲을 통하여 계곡으로 물이 모여들고, 계곡을 따라 힘차게 아래로 흘러갑니다. 이때 돌들이 굴러 내려가면서 커다란 바위가 작은 돌이 되고 결국은 모래로 변하는데요. 그래서 계곡 위로 올라갈수록 표면이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큰 바위가 많고 계곡 아래로 갈수록 둥글고 작은 자갈이 많이 나타나는 자연의 이치를 직접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학습장입니다.

큰 바위가 겹쳐지면서 아래에 형성된 석실이라고 부르는 작은 공간이 지리산에는 많은데요. 지리산일대는 1948년 여순사건을 시작으로 1955년 빨치산 토벌 종료선언 전까지 빨치산과 토벌대의 격전지였습니다. 그때 이 석실에서 빨치산들은 소식지 및 사상교육 자료를 인쇄하는 곳으로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뱀것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 '요룡대'가 나오는데요. 바위를 흔들면 움직일 듯 자리 잡고 있어 흔들바위라고도 불립니다. 

 

# 뱀사골의 유래에 얽힌 이야기

1,300여 년 전 송림사에서는 해마다 칠월칠석날 법력이 높은 승려 한 사람을 뽑아 선인대에서 불공을 드리게 했는데요. 매년 열리는 행사를 이상하게 생각한 고승이 그 해에 뽑힌 승려의 옷자락에 독을 묻혀 올려 보냈습니다. 다음날 선인대에 가보니 이무기가 승려를 삼키지 못하고 죽어 있었는데요.  송림사에서 해마다 승려 한 명을 이무기의 제물로 바쳤던 것입니다. 그 후 ‘이무기가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뱀사골 들머리 마을을 ‘반선(半仙·절반의 신선)’이라 지은 것은 억울하게 죽은 스님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랍니다.

 

# 구름도 쉬어가는 와운 천년송 가는길

요룡대에서 오른쪽으로 계곡따라 올라가면 여러 명소(名沼)들을 지나 뱀사골계곡의 끝 화개재에 도착할 수 있고, 왼쪽 와운교를 건너 올라가면 천연기념물 424호 지리산 천년송을 볼 수 있는 와운마을에 이르는데요. 와운마을 입구에는 흙 한줌 없는 바위틈에 뿌리를 드러내고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파란 솔잎을 피워 내고 있는 부부소나무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부부사이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 천년기념물 제424호 천년송

해발 800m 산자락 지나가는 구름도 힘에 겨워 누워 간다는 첩첩산중 와운마을을 내려다보며 우뚝서있는 '천년송'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지리산 정기를 머금은 ‘천년송(千年松)’은 갑옷처럼 단단한 껍질, 용틀임 하듯 휘어진 가지, 힘줄처럼 드러난 강인한 뿌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전해집니다. 

천연기념물 제424호로 지정된 천년송은 마을사람들이 수호신으로 여기는 소나무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하게 여겨 매년 음력 1월10일 첫 새벽에 당산제를 지내는데요. 명선봉에서 영원령으로 타고 내려온 해발 800m 지점에 우뚝 솟아 마을을 굽어보고 있는 할머니 나무와 할아버지나무 두 그루 사이좋게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부녀자들이 아이를 가지면 천년송 아래에서 태아에게 청정한 솔바람 소리를 듣게 해주는 일명 ‘솔바람 태교’지로 명성이 높은 곳인데요. 앞으로 태어날 아기에게 소나무의 강인한 힘으로 잡병을 물리치고 뱃속의 아이가 소나무처럼 절개가 곧아지는 정신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리산 와운마을의 천년송은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수령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미가 넘쳐흐르는 천년송은 당당한 품새가 지리산을 꼭 빼닮았습니다.

뱀사골탐방안내소에서 와운마을 천년송까지는(3km)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데요. 탐방로 구간별 난이도 쉬움 코스로 부담 없이 하이킹하기 좋습니다. 시원한 뱀사골 계곡 물소리 들으며 주변에 피어 있는 야생화도 구경하고 지리산에 깃든 이야기까지 알 수 있어서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 와도 좋은 지리산 생태탐방코스입니다.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