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심한 '프롬'의 독일 제3제국 논리

종교교리로 독일국민 심리분석해

저자에 대해 잘 모르고, 제목도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로 그다지 전문적으로 여겨지지 않은 책이 생각보다 매우 평점이 높았습니다.

제목도 별로 전문적이지 않아 주저했습니다만 샀습니다.

저로서는 잘 모르던 <제바스티안 하프너>라는 작고한 유명 작가의 책인데 독일 내에서는 대단한 사람이었던 듯 합니다.

책값을 잘한 이 책에 대해서는 바로 다음 주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쟁점이 되는 문제가 제 3제국 당시에 그리도 선량하던 독일인들이 왜 그토록 변했을까에 대한 점인데요.

이에 대해 교과서처럼 여겨지던 책이 1980년대에 매우 인정받던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입니다.

솔직히 당시의 제 지적 수준으로 모두 이해했었는 지는 모르나, 어쨌든 80년대 학번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명저로서 저도 감명받았었습니다.

단 한 번 읽었던, 당시 제 수준으로 나름 수준 높은 인문 도서라 기억이 어렴풋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파시스트 국가는 지배자로서이고 국민은 종의 입장으로 사디스틱-매저키스틱한 심리 상태가 되어 나치의 논리에 압도되어 따랐다는 얘기였죠.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책과 견해가 너무 달라 다시 읽은 <에리히 프롬>의 책은 실망 자체였습니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노동 가치가 소외되었다는 <칼 마르크스>의 정통 시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즉 길드로 이득을 담합하던 중세의 장인의 삶에서, 르네상스 이후 자본주의의 발달로 점차 무한 경쟁으로 내몰린 하부 중산층이, 노동으로부터 소외되게 됩니다.

논리를 위해 가격담합을 이상적인 생산 형태로 인정하는 어리석음을 <프롬>은 버젓이 저지르고 있더군요.

하부 중산층들은 상부 자본가와 성직자들의 사치에 분노하였고 그들의 사고에 부합하는 <마르틴 루터>나 <칼뱅>의 종교 개혁에 동조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프롬>은 다시 <마르틴 루터>가 주장한 '하나님께 복종하는' 삶의 교리를 다시 끌어와, 절대자에 복종하는 <마르틴 루터> 내면의 심리를 분석하여 이후 독일 제 3제국 당시 독일 국민의 심리 분석을 전개합니다.

 이는 매우 한심한 분석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면죄부를 상류층에 팔던 교황 등의 성직자들의 행태가 옳긴 했든 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종교개혁의 동기는 전혀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층 중산층들의 저변의 심리만 따지는 것이죠.

먼저 1870년 부터 10개월을 끌었다지만 45일 정도에 결론이 난 보불전쟁에서 프랑스가 지불한 배상금이 50억 프랑으로 현재 한국 화폐 가치로 70조 원 정도라 합니다.

열받은 프랑스 국민들이 한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18개월 정도에 상환했다합니다.

그런데 52개월 정도로 유럽의 경제력을 거의 소진한 1차 대전의 배상금은 1320억 금 마르크로서, 1차 대전 이전의 독일 화폐 가치로 환산하여 갚아야 했다 합니다.

당시 달러 대 마르크가 1:10의 비율이었는데 현재 한국 가치로 3000조원 정도였다 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매년 얼마씩 상환하는데 있어 2600억금마르크 정도를 요구하는 프랑스가 공업지대를 점령하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 봉급생활자들이 먼저 모두 망했죠.

이후 1929년에 대공황이 발생하자 꾀를 쓴 바이마르 공화국이 배상금 상환을 안하려고 디플레이션을 선택하자, 경제는 또다시 폭망하고 결국 상환은 잠시 유예됩니다.

이때 <히틀러>가 등장하는데 이상하게도 모든 일이 잘 됩니다.

배상금 상환도 배째라하니 잠시 봐줍니다.

'어서 털고 일어나서 2차대전을 또 일으켜 유럽을 더 망하게하라.

'는 뜻이었다는 의심을 지금도 받고 있는 일입니다만 월가에서 돈도 잘 빌려줘서 아우토반 같은 사회간접자본 등을 만드니 완전 고용이 됩니다.

선악을 떠나 유태인을 잡들이하니 그들의 재산이 약탈 몰수되어 신났고, 전쟁도 없이 협상만으로 체코 땅의 일부도 편입합니다.

2차대전을 일으키니 파죽지세로 프랑스 등을 이기니 <히틀러>는 독일민족을 위해 하나님이 내린 메시아로 여겨졌다고 <제바스티안 하프너>는 소년에서 청년까지의 시기에 겪은 제 3제국 당시의 분위기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가 성숙되기 한참 전인 1934년에 독일을 떠난 <프롬>이 8년 간의 독일 내부 변화를 모르는 채이 책을 출판한 것이 1942년의 일입니다.

참고로 독일 통일까지 유예되었던 1차대전 전쟁배상금은 2010년에 원금을 모두 상환했고 이자분 상환 중이랍니다.

아무리 전문직이라지만 자영업 경제활동이라는 것을 하다보니 결국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고 저희에게는 실력이 최우선이고 다음은 인성이 중요하겠죠.

학자는 주로 급여로 생활하죠.

실력이 있어 책을 쓰고 인세를 받으면 좀 낫지만 자영업자처럼 경제 동향이 피부에 닿지 않죠.

영리회사의 급여생활자들은 실적이 중요하여 경기에 민감하지만, 학자나공무원들은 아마 디플레이션 때 더 대접받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프롬>의 이 책은 돈푼 버느라 애써야하는 지금의 제 처지로 보면 '정말 한가한 책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안한 것 같은데 책만 들이판 당시 40대 초반의 <프롬>의 의견이 참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쓰잘 데 없는 책을 다시 읽지 않았다면, 어렴풋한 기억으로 그를 현대의 대표 지성인이라고 추천하는 어리석음을 보였을 것 같아 낯이 뜨겁습니다.

한 명의 偶像이 愚像으로 전락했습니다.

제가 성장한 것일까요? 감히<프롬>을 난도질하다니.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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