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작년 공연 올스톱
코로나 2년맞아 맷집새긴 문화계
비대면 초점 온라인-무관중 공연
소리축제 개막공연 세계 출연자들
온라인 동시공연 과감한 시도 먹혀
축제기간 관객과의 호흡 담아낼
전략적 고민-아이디어 필요해

코로나19가 여전하다.

지난 해 초 처음 발발했을 때만 해도 시간이 가면 사라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처음 접한 감염 바이러스에 적잖은 혼란이 있었지만 곧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거란 희망이 있었다.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처럼 말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2년이 가깝게 된 현재도 우리 곁에 그대로 남아 있다.

오히려 발발 초기보다 확진자수가 더욱 증가되면서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됐다.

코로나와 직면한 전북문화계는 그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예술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파생산업 역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처했지만 예전 일상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북문화계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코로나와 직면한 전북문화계는 지난 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처음 겪어본 바이러스에 당황했고,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지난 해 상반기는 거의 모든 공연이 올스톱됐다.

무대를 잃어버린 문화예술계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정부나 전북도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했으나 임시처방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해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요구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간이 가면 코로나가 사라질 것이란 낙관론이 제기되면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지속되면서 근원적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시간만 낭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누구나 확신하는 것은 이제 코로나는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할 존재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전북 뿐 아니라 전국적 현상으로 진화됐다.

문화계는 평소 대면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고, 특히 공연현장은 온라인과 무관중 공연 등을 통해 활로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초창기 이뤄진 형태는 그리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해 9월 비대면 예술성장이 전체 예술시장의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방식이 비대면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예술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실험과 탐색을 통해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대면, 온라인 방식은 대면 방식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 독립재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방식으로 발전하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예술은 전통적 예술과 경쟁적 관계가 아니라 향유자 관점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주는 관계로 발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조를 전북에서 최초 시도한 것이 전주세계소리축제다.

지난 해 소리축제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기간과 축제 일정을 대폭 축소한 채 무관중,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로 인해 축제가 취소된 적은 있었으나 온라인, 무관중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소리축제는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켰다.

우선 개막공연부터 화두가 됐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진 출연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동시에 공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성공적 무대에 대한 회의감이 진즉부터 일어났다.

시간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 디지털 기술을 감안하면 음악적 하모니와 앙상블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소리축제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선택했다.

개막공연은 예상했던 데로 디지털 기술의 한계가 가감없이 드러났다.

온라인을 통한 각 나라의 출연자들은 시간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공연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다소 떨어진 감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외 14개 음악가들이 대형화면을 통해 합동공연을 펼친 것은 기술적 한계와 서로 다른 디지털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공연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오히려 기술적 한계로 온라인 합동공연의 엇박자는 예술가들의 연대와 공존의 정신을 더 빛냈다는 평과 함께 향후 축제의 방향과 공연방식에 참고할 만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올해의 경우 모든 공연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엄선된 26개 프로그램에 객석 30%를 오픈해, ‘위드 코로나’시대를 대비한 온오프라인 실험을 도입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하면서 축제 본연의 역할 중 하나인 개방성을 높였고,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과감한 행보를 보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해 온라인 생중계 관람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됐으니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단기간 진행해야하는 축제 특성을 감안하면 온오프라인 병행과 더불어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관객 입장에서 바라본 관전 포인트 등에 고민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의 발걸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초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신 문화예술정책’을 발표했다.

이 중 축제 방식을 고립과 단절을 느끼는 시민을 위로하는 새로운 축제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을 밝혔다.

축제공간을 대형 공공공간에서 벗어나 축제의 집단성은 유지하되 시민의 일상 접근성을 고려해 권역별로 분산개최한다.

축제기간 역시 집중된 10월을 피해 다소 한산한 8월이나 9월로 앞당겨 축제의 메시지가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가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가장 안전하게 관객과 예술가가 만나는 통로가 필요하며, 오프라인을 비롯해 온라인에서도 안전 공연 모델 등을 제시해 비대면과 온라인 예술의 활성화에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 온오프라인 문화예술을 위한 참신한 기획도 요구되고 있다.

대면과 라이브를 중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소 어색하지만 비대면에 대한 현실을 인지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비대면 형식의 공연예술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내 문화예술계는 “코로나 위기가 시작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문화예술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관객들에게 피부에 와닿은 지원방안이 절실하다”며 “제대로 된 온라인 예술을 위한 하드웨어 기반 조성부터 특히 프리랜서 예술가들이 보다 많은 이익창출이 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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