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징어게임'과 '도박묵시록 카이지' 비교

오징어게임, 인물 갈등-내면 초점
카이지, 대화-심리표현 활자화 압승

'오징어게임'을 1~9화까지 모두 보았습니다. 매우 잘 만든 드라마이니 세계를 휩쓸만 합니다. 국뽕을 엄청나게 마시게 되니 기분 좋게 거하게 취한 기분입니다.

일본에서 두 가지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하나가 '신이 말하는 대로'와 '도박묵시록 카이지(이하, 카이지)'입니다. '신이 말하는 대로'는 본 적이 없으나 '카이지'는 한국에서 발행된 모두를 소장 중입니다.

태어나 본 중에서 '카이지'를 그린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그림체는 못 그리는 걸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듭니다.

행위 또는 활극으로 끌어가는 만화가 아니라 대화나 심리로 갈등을 풀어가는 형태라서 각각의 컷에서 지문이 무척 깁니다.

심리적 또는 내면적 갈등을 많이도 묘사하니 시도때도 없이 엄지손톱 만한 땀방울을 흘려대서 이루 말할수없이 거슬립니다.

이집트 신전이나 피라밋의 그림에서 얼굴은 옆을 바라봄에도 몸은 정면을 향하는, '정면의 법칙'이라는 그림체가 있는데 그런 그림체로 그리는 현대 만화가는 처음 보았습니다. 그만큼 그림 실력이 별로입니다.

주인공의 턱은 원뿔의 끝을 턱으로 한 듯 뾰족해서, 아무리 잘 봐줘도 결코 호감을 주는 얼굴이 아닙니다.

미인을 그린다고 한 번 그려놨는데 탄식이 나오는 수준입니다.

'대체 어찌 이런 그림 실력으로 만화가가 되려 했을까.'하고 탄식이 나오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카이지>의 손가락들이 내기에 져서 작두에 잘리는 13권까지는 세상에 태어나 읽은 5만여권의 만화 중에서 가장 뛰어납니다. 만화에 상이 있다면 13권까지는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휩쓸 겁니다. 당연히 미술상은 빼고요. 

내용은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처럼 도박 좋아하고, 도박 때문에 사채도 끌어다 쓴 루저인 것은 동일합니다. 내용을 모르고 '희망'을 뜻하는 불어로 '에스포와르'라는 이름의 여객선을 타고 가위바위보카드 도박을 하게 됩니다.

가위바위보로 무슨 도박이 될까 의심스러우시겠지만 경악스럽게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병폐인 담합과 매점매석 등의 온갖 기법이 들어갑니다.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반전의 연속입니다. 약 15년 전 즈음에 구입하여 매년 한 번 정도 다시 보는데 이미 읽은 만화의 뒷장면을 맞추지 못합니다.

단, 14편 이후는 전혀 가치가 없습니다. 만화가 절판되어서 보실 수 없는데 혹시나 전자책으로라나마 보시려면 13권까지만 보십시오. 나무위키에서 보니 1~ 13권까지가 '도박묵시록', 14~26권까지가 '도박파천록'의 이름으로 출시되었었는데 한국은 몽땅 뭉뚱그려서 '도박묵시록 카이지'로 나왔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출시되었었습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림마저 똑같게 그렸는데 만화의 긴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놀랐습니다. 이 만화는 영화로 실사화하면 안되겠다고 느꼈는데 이미 일본에서 만들었습니다. 보진 않았는데아마 망작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카이지'를 표절했다고 했는데 '징검다리 건너기'에서 '카이지'로부터 힌트를 얻은 듯한 느낌이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자들이 지켜보는 부분을 일부 차용하긴 했습니다. '카이지'의 부자관객들에게서는 변태적인 느낌을 믈씬 받는데 '오징어게임'은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의 대결을 늘상 보는 로마귀족들의 일상적인 나른한 느낌입니다. 다만 금지된 것에 대한 쾌감 정도 수준의...

<황동혁>감독은 게임 자체는 쉽고 단순한 아이들 게임을 고르는 대신 갈등과 내면에 초점을 맞추는 탁월한 선택을 하여, 화면을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장르에 잘 맞추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이 활자화 된 책이나 만화로 나왔다면 승자는 '카이지'로 여겨집니다.

일본이라도 좋은 것은 인정해야죠.

/박정민·의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