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농협케미컬의 전북 이전에 대해 이원택 의원이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공사비 급증으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와 재원확보 어려움으로 인해 이전을 늦추고 있다는 입장인 데, 투자협약까지 체결하고 순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율배반적이란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원택 의원(김제·부안)이 지난 15일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 제기됐다.

농협케미컬은 당초 2023년까지 경기도 성남에 있는 공장과 본사를 익산 제3산업단지로 옮기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7월 16일 전북도, 익산시와 함께 1천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농협케미컬은 본사 이전 추진배경으로 지속적인 매출성을 통한 농약 유통질서 확립을 비롯, 지속가능한 농약 가격인하, 노동절감형 및 첨단기기용 약제 생산시설 증축, 농약산업 성장률 정체에 대비한 대체 신사업 발굴 등을 이유로 들었었다.

그러나 현재 농협케미컬측은 제품창고 완공과 공장 설계만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 급증으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와 재원확보 어려움으로 계획대비 지연이 발생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늦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전략 재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컨설팅 종료 후 그 결과를 토대로 회사의 역량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통합이전 전략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기존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미 2018년 전북도, 익산시와 이전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투자전략 재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그 용역 결과의 도출된 안에 따라 새롭게 계획을 짜겠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많은 이들이 아시다시피 용역은 용역발주처의 입맛에 맞게 짜여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심하게 말하면, 돈 주고 내가 원하는 바를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인증 받아 내는 일종의 인증행위다.

이는 발주처인 농협케미컬측이 익산 이전을 무위로 돌리기 위한 수도권 거주 농협 간부들의 의중이 반영된 꼼수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근 4년간 농협케미컬은 지난 한 해를 빼고 매해 순이익 행보를 이어왔다고 한다.

재무구조를 핑계로 본사 이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전북도민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에 반하는 시대 역행적 사고라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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