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요소비료 판매제한에
원정까지 갔다 헛걸음하기도
농사 때 놓치면 망쳐 '막막'

“30년 농사이래 이처럼 비료를 구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요소수 품귀현상이 농촌의 요소비료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소가 주원료인 비료 부족으로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9일 오전 완주 삼례농협 영농자재 지원센터에서 농협직원과 한 농민간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다.

요소 원자재 부족으로 비료 공급이 줄어든 까닭에 요소를 필수로 하는 비료 판매를 두 포대로 제한하면서다.

이 때문에 급하게 비료를 구하러 온 이 농민은 어떻게 안 되겠느냐며 통사정을 하기도 했다.

농민 A씨(65)는 “지금 밭을 다 갈아뒀는데 비료 두 포대 가지고는 턱없이 모자란다. 도대체 농사를 지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라고 걱정했다.

또한 이날 삼례읍 인근에서 파 등 농사를 짓고 있는 B씨(58)도 “지금 밭 한 필지에 요소비료가 적어도 7포대씩은 들어가는데, 14포대를 사러 나갔다가 두 포대만 사서 발길을 돌려야했다”며 “농사는 때를 놓치면 안되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사료작물을 재배한다는 C씨(71)는 “적정 시기에 요소비료를 살포해야 하는데 지역농협 여러곳을 다녀봤지만 구하지 못했다. 비료를 뿌리지 못하면 내년에 품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같은 사정은 전주 인근 원예농협 영농자재 지원센터도 마찬가지다.

요소 비료가 전부 떨어지면서 농민들이 인근 지역 농협으로까지 ‘원정’에 나서기도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예농협 자재부 관계자는 “미리 구매하러 오시는 경우가 있고, 또 한 분이 많이 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당 판매량을 조절하게 되었다”며 “제가 근무하는 동안 이처럼 요소비료 품귀현상이 빚어진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요소수 대란’으로 이어지자 전북지방환경청이 9일 불법 유통행위 합동 단속에 나섰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국세청, 경찰청과 함께 도내 요소수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매점매석 행위 등을 점검하는 합동단속을 벌인다.

합동점검 사업장은 도내에서 요소수를 제조하는 업체 2곳, 중간 판매업체 9곳, 주유소 890곳, 대형마트 16곳 등 총 920곳이다.

합동단속반은 관내 제조·중간공급·판매업체의 유통망과 유통경로를 면밀히 파악해 매점매석 등 유통교란 행위와 요소수 제조기준 적합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전북지방환경청 관계자는 "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강력한 단속을 벌일 것"이라며 "요소수 불법유통 등이 의심될 경우 신고센터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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