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생태조사단, 용존 산소량 2㎎/ℓ이하
도 "환경청 측정값과 달라 수용 어려워"

 새만금호 수질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환경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심 4m 이하는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Dead zone)으로 변해 사실상 '죽음의 호수'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하 조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만금호로 흘러드는 동진·만경 수역 12곳 모두 수심이 깊을수록 용존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수심 1∼3m의 비교적 얕은 곳에서는 재첩 등 조개류가 관찰됐으나 그 이하 수심에서는 어패류가 모두 폐사하는 용존산소량 2㎎/ℓ 이하를 기록했다.

    가장 깊은 곳은 아예 산소가 없다시피 한 '무산소층'에 가까운 결과값이 나왔다.

    조사단은 이러한 현상이 부족한 해수 유통량에 있다고 주장했다.

    강 하구에 있는 새만금호는 담수와 해수가 동시에 유입되는데, 이때 밀도가 높은 해수는 담수 밑에 깔려 정체된다.

    이후 해수에 있는 호기성 미생물은 다른 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산소를 빠르게 고갈시켜 오염을 가중한다.

    조사단은 흐르는 물이 아닌 인공호의 특성상 현재보다 많은 양의 해수를 정기적으로 유통해야 깊은 수심에도 지속해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새만금호는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4m 아래는 죽음의 호수"라면서 "용존산소는 생명체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와 전북도, 새만금개발청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수 유통량에 대한 다각적 모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조사단의 자료가 정기적 측정 기관인 환경청 자료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의 자료가 공식결과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깊은 수심에서 생물이 전혀 살 수 없다는 주장은 환경청이 측정한 용존산소량과는 차이가 있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같은 호수에서도 어패류가 서식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개체가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청 자료를 수시로 분석하고 있는데 조사단 주장처럼 수심 4m 아래에 '데드존'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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