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북지역 쌀 생산량
59만4천톤 전년비 6.9%↑
쌀값상승 재배면적 늘었지만
가을장마-태풍에 농사 망쳐

전북지역에서 올해 쌀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발표됐지만 지난 가을 발생한 벼 병해충 피해 상황을 반영한 결과인지 의문을 낳고 있다.

특히 올해 전북의 쌀 생산량 증가 이유를 지난해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와 태풍에 의한 작황 부진에서 찾는다 하더라도, 올 가을 이상기후에 의한 벼 병해충 피해를 감안하면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전북지역의 벼 재배면적도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쌀 생산량 증가가 재배면적과 사이에서 어느정도 상쇄된 결과물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북지역의 쌀 생산량은 59만4천 톤으로 전년 55만6천 톤에 비해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a 당 쌀 생산량도 519㎏으로 전년도 501㎏에 비해 3.5% 증가했다.

전북지역에서는 벼 재배면적도 늘어났다.

올해 전북의 벼 재배면적은 11만5천㏊로 전년도 11만1천㏊ 보다 3.3% 증가했다.

쌀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벼 재배면적 분을 제외하면 올해 쌀 생산량 증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쌀 생산량 증가와 관련 통계청은 최근 쌀 가격 상승세와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종료에 따라 올해 벼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 유례없는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점에서도 쌀 생산량 증가 원인을 찾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평균 기온 상승과 강수량이 감소해 일조시간 증가 등 적절한 기상으로 낟알이 충분히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농민단체들은 평년 수확량보다 많은 초과분을 시장에서 격리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벼 병해충 피해가 극심한 전북에서 쌀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8월15일~9월6일 부안을 비롯해 인접한 김제, 정읍, 고창, 군산 등 서남권 중심의 전북도 전역에 가을장마와 태풍 피해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는 시ㆍ군에 벼 병해충 피해 규모 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하고 전북의 농업재해지역 인정을 요구했다.

이후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에 피해원인 파악을 위한 정밀조사를 요청했고, 농진청은 벼 병해충 피해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벼 병해충 피해에 대한 농업재해 지역 인정을 농진청의 기후 연관성 등 분석자료를 토대로 조사분석을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벼 병해충 피해지역에 대한 농업재해 인정 여부는 이달 중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지역 농민들은 “벼가 여물기 시작하는 지난 8~9월에 찾아온 때늦은 가을 장마와 태풍이 추수를 앞둔 벼를 말라 죽게 만들었다”며 “이는 이상기후에 의한 자연재해라는 점이 명백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전북도를 농업재해지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농민도 “올해 쌀 생산량 증가가 막대한 벼 병해충 피해를 입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정부는 농민들의 생존권을 살리는 차원에서라도 신속한 농업재해지역 인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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