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물고기에게는 떡밥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떡밥을 던져 주며 어르고 달래 미끼를 물게 만들어야 하지만 이미 잡아서 내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에게 굳이 정성을 쏟아가며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목적을 달성했을 때 괜한 수고를 할 필요가 없음을 이를 때 줄곧 쓰는 말이다.

최근 여야 대권주자들의 전북 행보가 그러하다.

본보는 이런 내용을 “여야, 전북패싱 현실화되나….”라는 제목의 톱기사로 다뤘다.

내년 3.9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전북패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호남권을 찾으면서도 광주·전남권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6일부터 ‘매타버스(매주타는 민생버스)’일정으로 민주당의 핵심 지지지역인 호남권을 방문하고 있다.

이 후보는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이 없다. 호남이 없으면 우리나라 민주주의, 개혁,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번 일정 기간 전남과 광주 주요 지역을 방문 중이다.

29일 오전에는 광주에서 전국민 선대위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중심이라는 호남권 방문이라면서도 전북은 제외됐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7일 송영길 당 대표와 상의해 이 후보의 비서실장에 오영훈 의원을, 정무실장에 윤건영 의원을 임명했다.

재선의 오영훈 의원은 이낙연 전 당 대표 경선 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초선의 윤건영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기존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는 과정에서 초재선 의원을 핵심 자리에 배치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북 지역구 출신은 임명되지 못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전북을 찾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광주를 방문하고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러나 전북 방문 일정은 없었다.

당시 광주 방문 과정에서 전북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방문 필요성이 불거졌지만 현재까지도 이렇다할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명낙대전’으로 불렸던 대선경선에서 광주전남의 참패와 달리 전북은 이 후보에게 신승을 안겨다주며 ‘이재명 대세론’을 굳힌 바 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이처럼 호남권이라고 하면서도 유독 광주전남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북은 호남이라는 이름에 묶여 상대적 소외를 톡톡히 맛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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