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혁명의 성립과 원인 명쾌하게 분석해"

나폴레옹의 몰락-7월혁명-부르지아
정권성립 과정 등 상세히 짚어내

다른 나라의 역사서를 쓸 때 그 저자는 친소관계, 정치, 경제, 외교 등에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령, 중국, 일본 같이 주구장창 전쟁을 벌이고 식민지로 전락시켜 수치를 안겨준 나라에 대해서는 사적인 감정이 안 들어갈 수 없겠죠. 미국처럼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에 대해서는 특히 그 부분에 역점을 둘 수 밖에 없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의 무대인 7월 혁명 등은 여러 문헌을 읽어도 금방 혼란이 왔었습니다. 왕이 바뀐 것이 조선의 역사로 보자면 인조반정같이 여겼었고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는 서적을 만나기 어려웠기에 난감했었습니다.

그런데 병인양요를 빼고는 프랑스와 그리 척질 일이 거의 없어서인지 자국민이 쓴 자신들의 역사서나 다른 유럽 국가, 또는 미국의 서적보다 <노명식>교수님의 이 책이 더 명료했습니다. 극단적으로 타인의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점이 역사 서술에 큰 득이 된다고 여깁니다. 이는 미국인이 쓴 일본역사 등에서도 여러 차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프랑스 역사에 대해서 잘 알기 어려웠던 기간이, <나폴레옹>의 '워털루패전' 이후 왕정복고가 되어 '부르봉왕가'가 다시 들어선 시점부터 보불전쟁 직전까지의 격동의 시간입니다. 대략 1814년부터 1870년까지 56년의 시간입니다.  '프랑스 혁명에서 파리 코뮌까지'라고 한정한 제목이지만 이전의 <루이 15세> 시기까지의 상황을 세세히 다룹니다. '프랑스대혁명'이 성립하게된 원인을 파악하는데 제가 읽은 네 종류의 서적 중에서 가장 탁월하고 간결하게 분석하였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서는 분석서가 많지만, 그 역시 요약이 잘 되어있음에 감탄하게 됩니다. 또한 '테르미도르의 반란' 이후 <나폴레옹>이 통령에 오를 때까지의 과정도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나폴레옹> 몰락 후 왕정복고로 '부르봉 왕가'가 다시 들어선 후 1830년의 7월 혁명을 겪고 '루이필립' 왕가의 부르지아 정권 성립 과정은 아마도 국내 프랑스 역사서에서 가장 명쾌하지 않을까 여깁니다. 그리고 대기근과 경제 불황 후 맞게되는 1848년 2월 혁명의 인과 관계도 명확합니다. <나폴레옹 3세>에 의한 실정으로 보불전쟁이 벌어지고 보기좋게 나가 떨어지는 과정도 상세히 짚었습니다.

1789년의 대혁명부터 1870년의 파리코민까지의 80년 동안의 흐름에서 국내 출판된 대개의 서적이 프랑스 대혁명, <나폴레옹> 시대, 그리고 파리코민 등으로 각각 부분의 시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모르는 사건 중심의 지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처럼 프랑스 역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대학 교양과목 수강생 수준에 맞춘, 쉬우면서도 전통주의나 수정주의적인 어느 쪽 입장에도 기울지 않고 사실 관계만을 정확히 기술한 교본 같은 명저는 꼭 보셔야 합니다.

/박정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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