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미영 '그에대해'
개인전 교동미술관서 12일까지

서양화가 이미영 개인전이 7일부터 12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그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언제부터였는지 늘 자신 곁에 있는 ‘그’를 그린 작품을 선보인다.

일상을 함께하는 가족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그릴 수 있는 모델이었다.

처음에는 인물 습작을 위한 것이었지만 차츰 가까이서 작가만이 알 수 있는 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아무렇게나 잠든 모습, 잔뜩 등이 굽은 자세로 읽을거리에 빠져있는 모습, 잠시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 함께 산책하다 눈에 들어온 모습, 뭔지 모를 상념에 빠져 골똘한 모습 등 여러 순간을 포착하여 그렸다.

그런 일상적인 모습은 그의 삶이고 특징적인 얼굴은 그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구성 요소들이기도 하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상관없이 되도록 우연히 마주친 상황의 스냅사진을 찍어 이용했다.

작가는 그를 그리며, 그의 한 시절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 이상의 다른 의미도 생각하게 됐다.

그의 초상은 한 개인의 특별한 정체성을 나타내면서도 같은 시대를 사는 다른 중년 남자의 모습과 한 평범한 서민으로서의 모습과도 겹쳐지기 때문이다.

특정인의 초상을 그렸지만 구체적인 한 사람을 통해 세상에 보여지지 않은 다른 사람의 삶을 드러내려 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인 동시에 다른 남자의 초상이기도 하다.

그들은 역사의 수면 위로 떠올라 이름을 남기진 않아도 여전히 묵직한 존재감으로 함께하며 주변의 소소한 관계 안에서 모두 소중하고 존엄한 주체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망하게 되는 특별한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실상 자기 삶을 지탱하게 해 주고 오늘을 사는 의미를 느끼게 해 주는 사람은 선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가장 가까운 곳에 실재하는 사람이다.

작가는 몇 점의 초상화로 한 사람의 진면목을 다 드러낼 수는 없으므로 초상화의 한계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한두 가지 면모로 규정하게 되는 오해의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며 ”관람자가 낯선 타인의 초상을 보며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을 확장해 나가며 공감하고 소통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품는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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