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보정당 압도적 지지
역대 보수구너 10%돌파 2번뿐
도내 출신 대선후보로 출마
정동영 81.60%··· 이명박 9.04%
노무현 91.58% 몰표 보여줘

여야 대선후보 지지율 초박빙
일각 과거 선거와 분위기 달라

민주, 이탈표-득표 낮을땐 타격
도내의원들 지역 다지기 주력
국힘, 이용호 입당에 탄력받아
호남동행 노력 20% 득표 희망

전북 여권대통합 최대 변수
겉으론 대선승리위해 통합
속으론 불편한 감정 상당해
주요인사 입복당 해법 촉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전주시 한옥마을을 방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3.9 대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권재창출을 목표로 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건 국민의힘 등 야권 대결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야 주요 정당 선대위에선 내년 본선을 박빙의 승부로 갈릴 것으로 보는 예상이 많다.

이 때문에 어느 당이든 각 진영의 표를 최대한 모으는 건 기본이고 중도세력을 흡수하는 데 총력을 펼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여서 매 선거 때마다 특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전북표심이 대선 변수로 떠올랐다.

전북이 과거처럼 전폭적 득표율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는 표심을 나눠주면서 투자 혹은 보험을 들 것인가?
/편집자주



/역대 대선, 전북표심은 특정정당 올인/

전북의 표심은 진보성향 정당에 압도적 지지, 보수권정당 후보에겐 소극적 지지를 보냈다.

역대 대선을 보면 보수권 후보가 10%대를 넘은 건 단 두 차례다.

1노3김으로 치러졌던 1987년 대선과 지난 2012년 대선이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64.84%,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3.34%에 그쳤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3.76%를 얻었으니 당시 제3정당인 국민의당도 상당한 위력을 보였다.

이에 앞서 치러진 18대 대선(2012년)은 사실상 양자 대결이었다.

전북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86.25%를 얻었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13.22%를 득표했다.

박 후보는 광주에서 7.76%, 전남에서 10.00% 였다.

2007년의 17대 대선은 전북 최초의 여당 대선후보 출마로 관심이 높은 선거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전북에서 81.60%를 얻었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9.0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치러진 16대 대선은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무려 91.58%를 얻었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6.19%에 그쳤다.

그리고 역사적인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의 15대 대선에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92.28%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4.54%.

지난 1992년의 14대 대선에선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89.13%,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5.67%를 얻었다.

1987년 3김이 출마했던 13대 대선을 보면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 83.46%,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 1.50%,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 0.75%였다.

그리고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14.13%로 10% 대를 넘었다.

이처럼 역대 대선을 보면 전북은 특정정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광주전남과 비교하면 전북은 상대적으로 보수정당 후보에게 조금 더 높은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북 득표율은 특정정당 즉 민주진보계가 압도했다.



/여, “이번에도 정권재창출 표심이 모아질 것”/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정부 4기 출범을 위해 표심이 모일 것이라는 기대다.

민주당 내에선 “이번에도 결국 표는 여당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과거 선거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말도 지역내 적지 않다.

이번에는 압도적 득표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기국회가 종료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내 국회의원들이 대선에 올인하는 것은 이런 위기감을 반증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북을 찾아 호남에서도 소외를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전북소외론이 최근 지역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소외론을 말하는 건, 그 만큼 도내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후보가 전북정서 안기에 주력하면서 도내 지역구 의원들도 다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내 의원들 입장에서 지역에 올인하는 것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대선 운동은 물론 지역구를 다질 수 있다.

당장 내년 대선 이후 치러질 지방선거와 차기 국회의원 총선을 염두하고 지역 조직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

대선 활동을 병행하며 당 공식 조직을 활용, 자신의 지역구를 더욱 탄탄히 만드는 것이다.

의원들의 지역 활동 강화와 관련해선 또 다른 분석도 가능하다.

당과 의원들이 느끼는 대선 위기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지역 올인 현상을 과거 선거와 비교해보면 분명히 차이가 있다.

예전에는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원정을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호남 지역은 ‘당연히’ 민주계 후보를 지지할 것이니 타지에서 대선 운동을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원들이 먼저 호남지역부터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지역에서 이탈표가 나오거나 지역 득표율이 다른 의원보다 낮을 경우에는 상대적 불이익도 있을 수 있어서다.

당 입장에서도 호남에서 표를 놓치면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우선 집토끼를 지키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도내 한 초선 의원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는 게 최대 과제”라며 “이를 위해 지역을 먼저 기초부터 다시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 “정권교체 여론 높아 20% 이상 득표 기대”/

국민의힘은 그 어느 때보다 고무돼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문제로 지지율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단 정권교체 분위기가 강하고 야당 지지세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북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불모지였지만 최근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분위기 변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의원도 자신을 ‘투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호남 국회의원 중 저 하나쯤은 국민의힘에 투자해도 되는 것 아닌가. 이번 대선에 저를 국민의힘에 파견, 투자했다고 긍정적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20%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북 민심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의원은 전북 현안을 예로 든다.

이 의원은 여권이 마음만 먹으면 공공의대 설립이 추진된다고 말해 왔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에는 야당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선대위 회의 등을 통해 “국민의힘이 민주당 쪽에서 희망고문했던 여러 정책을, 옆에서 힘을 실어주면 시각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의힘이 호남에 더욱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1대 국회 출범 이후 국민의힘은 호남정서 안기에 주력해 왔다.

호남동행 의원모임을 통해 지역현안이나 예산 활동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 20% 이상 득표율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만약 전북에서 20% 이상을 득표하게 되면 내년 대선은 매우 복잡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국민의힘이 그 동안 공을 들여왔던 호남표심 얻기가 성공적 기반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대선승부에도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 중에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분위기도 있다.

대선이 초박빙으로 가면 호남권 표심이 뭉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고위 인사는 “전북도 이제는 특정정당에 올인하지 말고, 다른 당에도 보험을 드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연말 여권대통합 앞두고 전북 긴장 고조/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여권대통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여권대통합이 도내 정치권에 적잖은 긴장을 불러오고 있다.

전북은 민주당과 민주당외 인사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곳이 많다.

실제 도내 국회의원 총선 지역구 대다수와 지방선거 선거구 상당수는 현역인 민주당 인사와 민주당에 입당복당 하는 이들간 대립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비(非)민주당 인사 중에는 쟁쟁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많아 대선을 전후해 양측간 충돌은 불 보듯 뻔하다.

겉으로는 대선승리를 위한 통합이지만, 속내로는 불편한 감정이 상당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인위적 통합은 된다 하더라도, 대선 국면에서 기존 인사와 입복당 인사간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지가 중요하다.

한 지역구에서 양 측이 같이 활동하는 건 모양새가 이상할뿐더러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민주당이라는 한 곳에 모이게 된 만큼 조직이나 세력 대결이 암암리에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내 정가 분위기를 종합하면 연말 안에 주요 인사들의 민주당 입복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재명 후보와 중앙당이 기존 민주당 인사들의 ‘잠재된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선 민주당에 입당, 복당하려는 이들에 대한 김관영 전 의원의 발언이 관심을 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김 전 의원은 지난 15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역 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 이런 것들이 좀 최소화되도록 복당하는 분들도 그 분들과의 관계 개선이나 또 여러 가지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자극하지 않고 서로 노력하는 공동의 목표, 대선 승리를 위해서 각자가 노력하는 그런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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