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내 754건 발생
대출사기 601건 '최다'
전년비 18%↑··· 662건중
666명 검거 86명 구속

'보이스피싱'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족의 이름이 뜨는 전화로 걸어 협박하고, 아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들려준 뒤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A씨는 국제전화 한통을 받았다.

번호 위에 쓰여진 발신자 이름은 아들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웬 남성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이 사채 보증을 서가지고 갚으라는 내용이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어야 할 아들이고 번호 앞에 따라붙은 국제 발신 번호라는 점을 들어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아들 번호로 걸려와 당황스러웠지만 국제 발신 번호가 붙어있어 보이스피싱으로 직감했다. 혹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나 고령의 어르신들은 속아 넘어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보이스피싱이 날로 지능화돼 피해액이 증가하고 있다.

2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으로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총 754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대출사기가 601건, 기관사칭이 153건 순이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621건)에 비해 133건(17.6%)이 늘어난 수치다.

피해액 역시 지난해 2019년 123억 5천만원에서 올해 11월까지 199억 4천만원으로 75억 9천만원(38.0%) 늘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662건 666명을 검거하고 86명을 구속했다.

이달 초에도 김제에서 70대 노인을 속여 수천만원대 현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2명이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이중 B씨(47)는 지난 3일 피해자로부터 현금 1340만원을 가로채 조직에 전달하려 한 것 외에도 태안과 인천 등지를 돌며 4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근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전주시 삼천동 한 노상에서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로부터 1800만원을 가로채는 등, 이틀간 모두 5차례에 걸쳐 피해자들로부터 1억여 원 상당을 편취한 10대가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 C씨는 전주시 중화산동 한 아파트에 침입, 피해자가 진열장에 보관한 현금 5천만 원을 수거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와 관련해 전북경찰은 지난 3월부터 금융기관에서 1000만원 이상 고액을 현금으로 인출할 경우 112에 신고해 보이스피싱 피해 여부를 살피게 하고, 인출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도 피해가 의심된다면 즉시 신고하도록 경찰-금융기관 간 112 신고 홍보를 구축해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북경찰청은 금융회사 영업점의 112 신고 시 인근 지구대에서 신속히 출동해 범죄 관련성을 신속히 판단하는 등 112 신고로 인한 고객의 불편과 영업점의 신고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112·지역경찰·수사·형사 기능의 유기적인 협조로 예방 및 검거에 최선을 다해 서민들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고 밝혔다.

/정병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