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의 생산 수익과 태양광 수익 등을 연금으로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마을자치연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전북 익산 성당포구마을에 이어 완주 용진 도계마을, 익산 여산 수은마을, 그리고 밀양시로 마을자치연금이 확대되고 있다. 마을자치연금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의 생산 활동에서 나오는 잉여금과 국민연금공단, 시·군,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그리고 기업체 등이 지원하는 시설의 수익금 등을 기금으로 운용하고 일정 연령 요건에 해당하는 주민에게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체제이다. 

성당포구마을은 지난 8월부터 70세 이상 노인 28명에게 매달 10만원씩 '마을자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마을의 자치연금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농촌체험마을사업에서 나오는 수익금과 공공기관과 기업이 지원한 태양광발전 수익금을 기금으로 운용해 지급되는 것이다. 태양광발전 사업을 지원한 기관은 국민연금공단과 대·중소협력재단, 익산시, 한국국토정보공사, 전기안전공사, 그리고 태양광기업 등이다. 성당포구마을이 자치연금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이 한 마음으로 규약을 잘 만들고 어르신들에게 연금혜택을 우선적으로 드리기로 한 덕택이다. 자치연금을 받은 어르신들은 한 달 소득이 64만원에서 74만원으로 늘어나 익산시민의 평균 연금소득 보다 10만원을 더 받게 됐다. 

성당포구마을의 성공적인 자치연금 도입은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완주 도계마을은 두부, 김치 등을 생산 판매하는 수익금과 태양광발전 수익금을 기금으로 운용하고 내년 2월부터 75세 이상 어르신 30여 명에게 한 달에 7만원의 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도계마을 태양광사업비 1억6천만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완주군이 절반씩 부담하며, 국민연금공단은 전체 사업을 지원하고 관리한다. 

도계마을에 이어 익산 수은마을이 제3호 자치연금 마을로 등장했다. 이 마을은 농촌체험마을 사업을 기본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태양광과 여러 기관이 지원하는 농산물저장고 운영을 통해 나오는 수익금을 기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저장고 설치는 농어촌상생기금과 익산시, 하림, TYM 등이 지원하고 있다. 도계마을은 2022년 중반부터 70세 이상 노인 40여명에게 한 달에 10만원의 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마을자치연금이 이처럼 확산되는데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일 대·중소협력재단, 경남 밀양시와 마을자치연금 사업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밀양시 마을자치연금 사업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운영으로 창출되는 수익금과 마을 자체수입을 운용해 주민에게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번 협약은 마을공동체 노후소득보장과 농어촌 복지지원을 위한 것으로 협약기관간의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밀양시는 대상마을 선정, 행정적·재정적 지원, 국민연금공단은 마을자치연금 제도 운영의 기술적·제도적 지원 및 관리, 대·중소협력재단은 지원시설의 재정적 지원을 협력하기로 했다.

마을자치연금은 태양광, 저장고에 이어 여러 형태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우선 도계마을을 통해 마을자치연금을 도입하고 있는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원은 “완주의 특성을 반영한 ‘완주군 마을자치연금 제도’ 도입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2050탄소중립정책’ 실현 및 ‘공공기관 ESG 경영’에 부합한 태양광 사업을 통해 마을자치연금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기초환경시설 구축에 따른 피해 마을에 대한 보상체계를 마을연금으로 도입하는 것은 농식품부 ‘농촌협약’, 국토부 ‘도시재생 정책사업’ 등 국가사업에 따른 농촌복지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마을자치연금은 기본적으로 마을공동체의 생산활동을 전제로 한다. 이에 덧붙여 연금기금을 축적할 수 있는 또 다른 생산활동을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근본적으로 근로의욕을 북돋우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후소득을 보장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성당포구마을에 벌써 귀촌자가 정착하는 등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마을을 되살리는 데에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마을자치연금이 국가공동체를 살리는 연금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통령공약사업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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