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전당 본부장 이영욱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공예공방들이 자리 잡은 건 2002년 이후이다.

전주시 정책의 일환으로 태조로와 은행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 건립된 전주공예품전시관은 공적이면서도 민간의 영역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2002년 전주공예품전시관이 개관하던 시기에는 태조로에 다인공예, 태조공예 등 3개 정도의 개인공방이 운영되었다.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2011년에는 약 46개의 공방이 운영되었으며, 2014년 전주시에서 조사한 “전통문화도시 조사기록화 사업 2년의 기록”에서는 90곳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올 2021년 6월에 조사한 결과 다시 약 46개의 공방이 운영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공예공방의 수가 감소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한복대여점이다.

전주한옥마을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업은 전동휠(전동오토바이 등), 길거리음식(꼬치), 그리고 한복이 있는데, 한복대여점이 골목 상권까지 차지하면서 소규모의 공방을 운영하던 공예인들이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전주한옥마을의 공방들은 향교길과 경기전길, 한지길 등에서 자리를 지키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현상은 한옥마을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공방들이 남부시장의 청년몰로 자리를 잡게 된다.

정확하지는 안치만 약 10여개 이상의 공방이 남부시장에서 운영되었다.

또한 한옥마을 전주천 넘어 서학동에 예술인마을이 형성되면서 현재 10여 곳의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동문거리에도 ‘바람길목’이라는 민간거점에 공방들이 형성되었던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경원동에 한국전통문화전당이 2015년 개관하면서 공예공방이 현재 14곳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 한국전통문화전당 인근 옛 옥성문화센터에는 도시재생사업을 기반으로 한 수공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주 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이 자리하게 되었다.

약 30여명의 조합원들이 협력하여 구도심의 재생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주한옥마을에 집적화 되었던 공예공방이 점차 확대되고 거점화되면서 다시 집적화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전주시의 수공예 관련 정책들이 자연스럽게 시민에게 적용되고 확산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공예 관련된 이미지 중 하나는 ‘전통’이다.

특히 공예 관련 무형문화재의 이미지가 전주지역에서는 매우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 어느 정도는 보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점이 새롭게 생성되는 공예문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통문화의 범주’안에서 머무른다면 그 한계점에 너무도 빨리 도달하게 될 것이며 변화하는 시대에 함께 호흡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전통문화는 결국 사라지고 잊혀 질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공예공방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우리의 전통문화는 끈임 없이 생성되어야 하며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는 다시 창조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 본부장 이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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