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깊은 유물, 사람들과 공유하게돼 뿌듯"

임형모 전 익산소방서 과장과 딸 임보경씨
임형모 전 익산소방서 과장과 딸 임보경씨

퇴직한 소방관이 자녀와 함께 오랜 시간 모아온 소방유물을 선뜻 기증해 눈길을 끈다.

전북소방본부는 임형모 전 익산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이 최근 국립소방박물관 추진단에 소방유물 191점을 기증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건립이 추진중인 국립소방박물관은 총 400억원을 들여 경기 광명 일원에 지상 3층·지하 1층 연면적 5000㎡ 규모로 2024년 7월 개관하는 곳이다.

임 전 과장은 중학교 1학년때부터 골동품 수집이라는 취미를 가졌다.

이후 1981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뒤 13년이 흐른 1994년에 방문한 프랑스 소방박물관의 많은 유물을 보면서 소방유물에 매료됐다.

그는 주로 인터넷 경매 사이트와 골동품 수집가를 통해 소방유물을 사들였다.

2015년 퇴직 후에도 그의 수집 활동은 계속 이어졌고 그렇게 모은 유물만 191점에 달했다.

그의 딸 보경 씨도 아버지의 수집과 관리를 도왔다.

임 전 과장은 소방당국이 사라져가는 소방유물을 발굴·보존하기 위해 국립소방박물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을 접하곤 가족과 상의 끝에 기증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가 기증한 유물은 100여 년 전 대한제국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유물로 다양하다.

1900년대 목재소화기와 1920년대 투척 유리 소화탄, 1923년 가정방화수칙, 1958년 최초 제정된 소방법 초판 책자, 1980년대 지휘관 표장 등이다.

이는 역사적·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임 전 과장은 "프랑스 소방방물관 방문 당시 우리나라도 언젠가 소방박물관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수집을 시작했다"며 "소방법 초판 책자를 우연히 구하게 됐을 때엔 소방의 역사를 손에 넣은 기분이 들어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였는데 이렇게 모은 유물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전했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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