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칼럼니스트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제19대 대통령 공약사업의 이행을 점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전라북도 유권자는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64.8%의 지지율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문재인 정부 내내 전라북도는 새만금사업을 비롯한 주요 국책사업과 인재등용 면에서 그동안의 차별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지원을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5월 8일까지이다. 대통령 공약을 지키는데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 대통령은 2017년 후보 시절 전북공약과 관련해 “혁신도시 중심의 연기금농생명 금융거점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금운용본부를 근거지로 혁신도시를 서울·부산에 이어 대한민국 세 번째 금융중심지로 발전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문재인이 전북과 함께 하려는 혁신도시 시즌 2 사업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을 위해 2019년 9월 군산 출신 인사를 금융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금융위원장은 금융중심지 지정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지정을 미루고 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군산 출신 인사가 위원장이 돼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 것은 물거품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0년 7월 30일 전북혁신도시를 국민연금기금에 기반한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1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선도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생동하는 혁신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을 결정하면서 이 같이 발표한 것이다.  

이를 이어받아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 등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전북혁신도시를 제3금융중심지로 서둘러 지정해줄 것을 금융위원회에 촉구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전라북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국회의원도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거듭 촉구했다. 

지금까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 등의 움직임을 보면 대통령 공약이 무난하게 지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의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육성과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들의 지원 등을 보면 장애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무부인 금융위원회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소극적인 것은 제2금융중심지인 부산지역의 반대여론을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지적 또한 사실과 다르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출신인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전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제3금융중심지인데 부산에서 반대할 것이라 우려 하지만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서 의원은 더 나아가 “금융중심지는 지역 특색에 맞는 것으로 특화하면 될 것으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적극 찬성한다.”고 선언했다. 같은 부산 출신인 김희곤 국회의원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해 부산지역에서는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며, “지역마다 특색 있고 경쟁력 있는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도 당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3금융중심지는 대통령의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라며 “전북은 지속적으로 금융인프라 확장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제는 전북이 자산운용 특화 금융중심지로 도약 할 수 있도록 금융위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전북 언론은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찬성했다며 상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유력주자들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명시적으로 또는 포괄적으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후보들의 공약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공약을 퇴임 전에 지켜주기를 바란다. 굳게 맹세한 것처럼 마지막으로 전북 도민의 염원인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이룩해주기를 기대한다. 제3금융중심지는 전북의 사활적 권리이자 새로운 금융산업발전의 토대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 정부의 신뢰성을 판가름하는 마지막 기준이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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