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2년, 전북예술계는?

코로나19 직격탄 전 공연 올스톱
공연장 온라인-무관중 활로찾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화두
전세계 출연자 온라인서 동시공연
기술한계-나라별디지털환경 불구
온라인 공연 새 지평 열어 호평
도립국악원 전문영상촬영 실감나
제대로 된 예술영상 제공 의미 커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온라인 실패
저화질 기록수준 촬영 관객 외면
개인-소규모단체 현실적 불가능
지원금 받아 공연 올리는 상황
전문인력 부재-초보수준 머물러
온오프라인 구현 관전포인트 고민
비대면식 공연예술 아이디어 필요
정부-지자체 현실적 지원안 절실
예술 하드웨어 기반 조성부터
프리랜서 예술가 이익창출 조성을

‘펜데믹 종식은 멀었다. 오미크론을 가볍게 봐선 안된다.’

WHO 사무총장은 19일 코로나19 대유행의 종식은 아직 멀었다면서 오미크론 변이를 가벼운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처음 발발한 지 2년이 됐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한 것이다.

2년 전 코로나가 발생했던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처럼 오래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촘촘하게 엮어진 지구촌은 코로나19에 휩싸였고, 어느덧 우리네 일상과 함께하는 존재가 됐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전에도 없는 낯선 단어가 익숙해질 무렵,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던 문화예술계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와 직면한 전북문화계는 그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예술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파생산업 역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처했지만 예전 일상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말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실질적 대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마땅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대책을 세운다기 보다는 코로나가 하루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눈치가 더욱 강하게 느껴질 뿐이다.


# 지난 2년 전북문화계  

코로나와 직면한 전북문화계는 지난 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처음 겪어본 바이러스에 당황했고,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지난 해 상반기는 거의 모든 공연이 올스톱됐다.

무대를 잃어버린 문화예술계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정부나 전북도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했으나 임시처방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해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요구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간이 가면 코로나가 사라질 것이란 낙관론이 제기되면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지속되면서 근원적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시간만 낭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누구나 확신하는 것은 이제 코로나는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할 존재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전북 뿐 아니라 전국적 현상으로 진화됐다.

문화계는 평소 대면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고, 특히 공연현장은 온라인과 무관중 공연 등을 통해 활로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초창기 이뤄진 형태는 그리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해 9월 비대면 예술성장이 전체 예술시장의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방식이 비대면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예술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실험과 탐색을 통해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대면, 온라인 방식은 대면 방식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 독립재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방식으로 발전하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예술은 전통적 예술과 경쟁적 관계가 아니라 향유자 관점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주는 관계로 발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조를 전북에서 최초 시도한 것이 전주세계소리축제다.

지난 2020년 소리축제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기간과 축제 일정을 대폭 축소한 채 무관중,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2009년 신종플루로 인해 축제가 취소된 적은 있었으나 온라인, 무관중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소리축제는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켰다.

개막공연이 화두가 됐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진 출연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동시에 공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성공적 무대에 대한 회의감이 진즉부터 일어났다.

시간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 디지털 기술을 감안하면 음악적 하모니와 앙상블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소리축제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선택했다.

전북도립국악원도 팔을 걷고 나섰다.

도립국악원은 코로나 초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될 것으로 여기고 온라인 공연 제작에 나섰다.

예술단 3단의 기획공연이 온라인으로 제작됐으며, 영상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역방송사가 참여했다.

전문 영상 촬영 인력이 투입되다보니 실제 무대에서 만난 작품보다 영상으로 접하는 게 더욱 실감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소리축제가 실험적 선택을 하며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했다면 도립국악원은 정석으로 접근한 것이다.

두 단체 공통점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공연을 단순하게 온라인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영상을 만들어 관객들에게 제공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소리축제는 실험적 요소를 가미했고, 국악원은 영상의 아름다움을 제공했다.

현재 상황은 소리축제의 실험적 발걸음이 마냥 칭찬을 받은 것은 아니다.

2020년 개막공연은 예상했던 데로 디지털 기술의 한계가 가감없이 드러났다.

온라인을 통한 각 나라의 출연자들은 시간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공연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다소 떨어진 감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외 14개 음악가들이 대형화면을 통해 합동공연을 펼친 것은 기술적 한계와 서로 다른 디지털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공연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오히려 기술적 한계로 온라인 합동공연의 엇박자는 예술가들의 연대와 공존의 정신을 더 빛냈다는 평과 함께 향후 축제의 방향과 공연방식에 참고할 만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올해의 경우 모든 공연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엄선된 26개 프로그램에 객석 30%를 오픈해, ‘위드 코로나’시대를 대비한 온오프라인 실험을 도입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하면서 축제 본연의 역할 중 하나인 개방성을 높였고,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과감한 행보를 보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소리축제같이 대규모 예산이 지원될 수 있는 곳만 가능한 일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 공연이 대세가 됐음을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실제 현장은 전혀 그렇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2020년 선보였던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온라인 공연이 대표적인 경우다.

재단은 전북공연예술페스타에 선정된 단체들의 영상을 제작해 또 다른 페스타 형식으로 그 해 가을에 온라인에 선보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온라인으로 공개된 작품에 대한 영상의 질 등 완성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온라인 페스타를 위해 온라인 상영을 전제조건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보여줬던 ‘기록’차원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상의 미학’을 논하기 어려운 수준의 촬영은 높아진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 어렵고, 애써 만든 작품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실제 그해 8월 페스타 촬영현장을 보면 최종 영상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정면을 바라본 고정된 카메라와 측면 카메라 등만 눈에 보일 뿐 숙련된 전문가가 촬영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지난 12일 공개된 영상은 다양한 촬영기법은 고사하고 영상의 품질조차 저화질로 소개돼 온라인 페스타 의도를 알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 예술인은 “온라인 공연이 현재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영상촬영방식 등에 대한 고민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며 “특히 일반 개인단체도 아니고 재단에서 촬영한 영상이 저화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고 밝혔다.

개인이나 소규모 예술단체는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이들은 온오프라인 대세를 인정하면서 현실적으로는 매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공연 자체를 올리는 것도 힘든데 여기에 제대로 된 영상작업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이들은 “공연도 지원금을 받아 간신히 올리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영상제작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인력이 참여하게 되면 양질의 영상이 나올 수 있지만 지원금 대부분이 공연물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대책은 없나 

이런 상황은 전북에서 제대로 된 전문인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전문인력 양성과정도 찾기 힘들고, 있다해도 초보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모셔오기 위해선 엄청난 비용이 부담이다.

이마저도 전북에는 없는 편이다.

문화관련 전문기관이나 전북도 차원에서 전문인력 배양에 힘써야 하지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해 온라인 생중계 관람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됐으니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문화예술계 목소리다.

온오프라인 병행과 더불어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관객 입장에서 바라본 관전 포인트 등에 고민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가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가장 안전하게 관객과 예술가가 만나는 통로가 필요하며, 오프라인을 비롯해 온라인에서도 안전 공연 모델 등을 제시해 비대면과 온라인 예술의 활성화에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 온오프라인 문화예술을 위한 참신한 기획도 요구되고 있다.

대면과 라이브를 중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소 어색하지만 비대면에 대한 현실을 인지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비대면 형식의 공연예술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내 문화예술계는 “코로나 위기가 시작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문화예술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관객들에게 피부에 와닿은 지원방안이 절실하다”며 “제대로 된 온라인 예술을 위한 하드웨어 기반 조성부터 특히 프리랜서 예술가들이 보다 많은 이익창출이 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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