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3시경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갑자기 찾아온 손님들로 어수선하다










6일 오후 3시경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갑자기 찾아온 손님들로 어수선하다. 경호원들의
삼엄한 표정도 예사롭지 않다. 영문을 모르고 찾은 사람들은 “무슨 일이냐”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목소리를 가다듬는 노래소리, 악기 튜닝소리, 부산하게 오가는 발자국 소리가 어우러져
묘한 화음을 이룬다. 무대에선 팀별 리허설도 한창이다. 2층 로비는 아예 무용수들의 전용 연습장이 됐다.

‘금강산 가극단’의 전주 첫 공연을 앞둔 리허설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 금강산 가극단은 어떤 단체

1955년 6월 20명으로 결성된 ‘재일조선중앙예술단’이
모체. 1974년 8월부터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주로 양악기에 의존해왔던 것을
1964년부터 개량한 전통악기 중심으로 재편했다. 현재 80명의 단원이 있으며, 무용 성악 기악 등 파트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북한공연은 1974년 김일성 주석의 62회 생일 때가 처음. 그 때 김일성 훈장을
받았고, 1978년 3월부터는 매월 일어로 된 ‘금강산가극단 뉴스’도 발행해 오고 있다.

# 남한에서의 두번째 무대

북한의 해외 공연단인 금강산 가극단(단장 리장준)의 남한 공연은 두번째. 48년
동안 중국 러시아 독일 미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펼쳤던 적잖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두 해 전 서울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이 전부다.

남한공연은 금강산 가극단이 꿈에서나 그려왔던 무대로, ‘6.15 남북 공동선언’이 물꼬를 텄고 2000년 12월 서울무대도 성사됐다.

# 처음 전주 찾은 가극단원 69명

2일부터 사흘동안 부산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금강산 가극단 단원 69명은 5일 오후
늦게 전주 코아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6일부터 선보일 전주공연이 남한에서의 마지막 무대이기에, 이들에게는 전주의 향취도 남달랐다.

금강산 가극단이 전주와 부산을 선택한 것은 단원들의 부모 고향이 대부분 경남과 전라도라는 점.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의 공연은 시작도 전에 이들을 흥분시켰다.

# 첫 공연으로 한민족 실감

오후 6시 30분 재 리허설을 거쳐 예정보다 조금 늦은 밤 8시에 익숙한 ‘반갑습니다’로
서막을 열었다. 출연진 전부가 한 무대에 선 것이다. 객석에서도 갈채로 화답했다.

순서가 진행될수록 분위기는 고조됐고, 공훈배우 리영수씨가 부르는 ‘목포의
눈물’에서는 무대와 객석이 하나로 어우러졌다. 노래가 끝나도 흥분한 관객들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다시 무용과 합창이 교차하며 시간은 흘러가고, 공연이 끝날 때마다 객석은 열광적인
박수가 이어졌다.

출연자 전원이 다시 한 무대에 올라왔다. 행사를 마무리하는 순간이다. 출연진은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부르며 다음 공연을 기약했다. 이 무렵 무대에
선 연주자들도 객석에서도 눈시울을 훔쳐내느라 바빴다. 통일에 대한 여망과 한민족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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