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중심 나눔실천 활동펼쳐
회원 자녀-가족 함께 적극참여
미혼모 따뜻한 겨울나기 지원
재난이재민 긴급구호키트 제공
독거어르신-장애인 제빵봉사
지역사회 알록달록 벽화그리기
매년 국립묘지 1사1묘역 가꾸기
자립준비청년 후원금 기부도

1970년대 은행에는 ‘여행원제도’가 있었다.

남녀직원들이 함께 입사해도 남직원은 일정 기간이 되면 호봉도 오르고 승진도 하지만, 여직원은 특별 전직시험을 봐야만 정식 행원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불평등의 시대를 살고 있던 여직원들이 ‘힘을 모아 우리의 목소리를 내보자’라는 취지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전북은행 여직원들의 모임인 ‘목련회’이다.

지금은 봉사단체의 성격이 강하지만 그 시작은 여권 신장을 위한 출발선상에서 모였던 것.

1984년 전북은행노동조합여성부 목련회 발족을 시작으로 여직원들이 뜻을 모아 복리후생과 회사 내 지위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당시 전국적으로 금융계 내 성차별 극복을 위해 여성운동들이 이어지던 시대적 분위기 속에 전북은행에서도 1986년에 여행원 전직고시가 실시됐고 1991년에 육아휴직 신설, 1993년에는 여행원제도가 폐지와 책임자고시 응시자격이 부여됐다.

목련회는 이렇듯 은행 안에서 여직원들의 지위와 목소리가 높아지자 동력을 외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쏟기 시작했다.

2003년 새로운 회칙과 제정과 함께 노동조합에서 독립해 독자적인 봉사 및 친목단체로 활동을 이어가면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정을 만들어 갔고 내부 결속력도 다져간 결과, 당시 166명이었던 회원은 현재 480명으로 대폭 늘었고 늘어난 회원수 만큼 여직원들의 은행 내 입지도 단단해졌다.

특히 지난해 전북은행 최초 여성임원 탄생을 비롯해 지점장 및 부서장에 여성 등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목련회 봉사활동은 사회취약계층 및 소외계층들을 찾아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함으로 상처받은 이웃들을 고루 살핀다.

특히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활동과 회원들의 자녀 및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일상의 어려움이 큰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 실천을 위해 사회복지시설별 사전상담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고 기부자 중심이 아닌 수요 기관의 의견을 반영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에 도내 미혼모 자가복지 시설 등을 방문해 따뜻한 겨울나기 ‘온(溫)택트 사랑 나눔 봉사활동을 통해 군산 산광모자원, 익산 기쁨의 하우스, 전주 원광모자원과 민들레 학교 등 도내 4곳의 모자 및 미혼모자 가족복지시설을 직접 방문해 기부물품을 전달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자연재해 및 갑작스러운 화재 등으로 의식주가 곤란해져 위기상황에 직면한 재난이재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긴급구호물품을 제공했다.

긴급구호키트는 담요, 의류, 일용품 등이 담긴 긴급구호세트와 생수, 즉석밥, 즉석식품 등을 담은 비상식량 세트로 구성해 향후 도내 화재 및 수해 등으로 인한 이재민 발생에 대비했다.

목련회 회원 및 자녀 30여명이 직접 재난이재민 구호키트 330세트 포장에 직접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사랑의 빵 나눔터에서 하는 ‘사랑 나눔 제빵봉사활동’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봉사활동 중 하나다.

재료 손질부터 반죽, 빵 모양 만들기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완성된 빵 600여개를 직접 포장하며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다.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든 빵은 당일 독거어르신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전달된다.

지역주민 및 청소년들을 위한 벽화를 직접 그려 아름다운 지역사회 만들기에 동참하기도 한다.

‘알록달록 벽화그리기’를 통해 주변 환경개선 및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

특히 해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찾아가는 국립임실호국원 봉사는 뜻깊다.

목련회는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국립묘지 1사1묘역 가꾸기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목련회 회원들은 본인 뿐만 아니라 자녀 및 가족들과 함께 국립임실호국원을 방문해 321~322구역 6.25참전군인 묘역 총 1549기에 직접 태극기를 꽂고 환경정리활동을 펼친다.

이를 통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현들을 기억하며 관련 동영상도 시청하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의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뜻 깊은 시간을 갖는다.

올해 1월에는 굿네이버스 전북지역본주에 ‘자립준비청년 지원사업’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만18세가 되어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해 부모의 도움이나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민간 영역에서도 많은 후원참여가 절실한 상황.

이에 따라 건강, 경제,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후원금을 마련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한 후원금 200만원은 희망디딤돌 전북센터를 통해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자격증 취득 등 학습비 지원이 필요한 자립 준비청년들을 위해 쓰인다.

이처럼 전북은행 목련회는 지역사회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 진정성 있는 봉사활동을 통해 금융으로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 김태희 목련회장 인터뷰 "지역사회 구석구석 살피며 더 따뜻한 세상 만들것" 

“시대가 바뀌고 여권신장이 많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견고합니다. 옛날 ‘여행원제도’ 폐지가 성평등한 은행의 완성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여성 행원들이 절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이어간 것처럼, 지금의 목련회도 그 뜻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우리만의 역할을 찾아 가려고 합니다.” 

지난 2021년부터 목련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태희 노조 부위원장은 목련회가 태동할 당시의 의미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봉사활동에도 제약이 많았지만 그 맥을 이어 가야겠다는 신념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꾸준히 회원들과 함께 활동을 이어갔다.

김 회장은 “목련회처럼 금융권에서 여직원 모임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이라며 “물론 역차별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남성중심이고 여성들의 입지가 그보다는 약하기 때문에 서로 밀어주고 끌어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목련회 존립의 당위성을 이야기한다.

이어 “목련회의 봉사활동은 비단 직원들뿐만 아니라 자녀들까지 함께 할 수 있어 엄마의 사회활동을 자녀들이 직접 보고 배운다는 점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기존의 봉사활동에 더해 보육원과의 결연 등을 통한 지속적인 지원 방법도 강구 중이다.

김 회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다른 과제들이 제기되지만 늘 현재의 문제를 뚫고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그에 걸맞은 목련회 활동들을 이어 가려고 한다”며 “더불어 금융으로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북은행 목련회는 앞으로도 세심하게 지역사회를 구석구석 살피며 실질적 도움이 되는 봉사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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