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경제 회고와 과제










2002년 경제 회고와 과제

 

윤승일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올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우리는 벅찬 감동과 뿌듯한 자부심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4강 신화를 창조했던 기쁨도 그렇지만 월드컵 기간동안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단합된 모습과 질서 있는 응원에 온 세계가 찬사를 보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아시아의 자랑’이었으며 ‘꿈은 이루어진다’는
확신이 국민 가슴가슴 마다 깊이 새겨진 한 해였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그것이 가져오는 경제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62억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상 최대 스포츠 이벤트의 주인공으로서 얻게 되는 홍보효과가 수 조원에 이른다는 추정이
제시된 바 있고 월드컵 개최에 힘입어 우리 전북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이 3/4분기까지 두 배로 늘어나는 단기적인 효과를 맛보기도 했다.

그러면 이제 축제의 들뜬 기분을 가라 앉히고 올 한해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우선 우리나라 전체로 볼 때 경제 지표는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탁월했다고 볼 수 있다. 금년 중 우리 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EU, 일본 등 세계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 중국을 제외하면 경쟁관계에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보다도 크게 높은 6%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호전됐으나 우리 경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소 불안요인으로 비춰지는 부분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저간의 경기회복이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소비위주로 이루어진 반면 향후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데 필요한 설비투자는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과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힘입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집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책당국은 내년에도 자금의 흐름이 생산증가를 뒷받침하는 선 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힘쓰고
투기세력으로 인해 자산가격이 급등락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눈을 돌려 지난 한해동안의 전북경제를 바라보면 다소 착잡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전라북도는 올해도 물류환경과 중소제조업체에 대한 수출 및 금융환경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금년 10월까지 도내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국의 6.6%에 크게 못 미치는
1.8%에 불과했으며 수출도 전국이 5% 증가를 보인 반면 전북지역은 전년대비 15.5% 감소했다. 최근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실시한 기업자금사정
조사결과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사정이 원활치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도 우리 경제는 올해보다는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넘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북 경제도 대우자동차가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채비를 갖추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물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전북경제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더욱 노력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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