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거리 응원이 새로운 응원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시민의식은 오히려 후퇴 양상을 보여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거리 응원이 새로운 응원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시민의식은 오히려 후퇴 양상을 보여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승리의 환호 뒤에 숨겨진 안전사고 및 성추행, 소매치기 등 불청객이 활개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토고를 재물로 16강 진출의 물꼬를 튼 지난 13일 밤 전주 백제로를 중심으로
도내 곳곳에서 2만 여 명이 운집, 열띤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 뒤엔 붉은 악마를 가장한 붉은 늑대들이 길거리 응원전을 전후해 여성들에게 못된 짓을 하는
일들 또한 벌어지고 있다.

실제 부안경찰서는 15일 거리응원을 나온 초등생을 성추행 한 강모씨(31)에 대해
성폭력범죄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13일 밤 11시10분께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거리 응원을 나온 A양(9)에게 접근한 뒤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인근 상점으로 유인, 성추행한 혐의다.

이밖에도 여성들의 신체 일부를 만지거나 소매치기를 당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 실수였다거나 금액이 적어 미신고 된
건수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축구응원을 빌미로 붉은 늑대들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그동안 거리가 멀었던 여성들이 대담한 노출 옷차림으로
길거리 응원전에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프랑스, 스위스와의 경기에 펼쳐질 거리응원전에서는 열광적인 월드컵 거리응원의
틈을 타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응원장 쓰레기를 시민 스스로 처리하는 자세도 실종돼 아쉬움을 더했다. 응원단이
떠난 거리 응원장은 페트병, 각종 음식물, 신문지, 버려진 응원용품 등으로 넘쳐 났다. 전주시에 따르면 당시 거리 응원 뒤 쏟아진 쓰레기가 무려
20톤. 5톤 트럭 4대분이다.

시민 오모씨(43·전주시 금암동)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하는 열기만큼 시민의식이 뒤따르지 못해 아쉽다”며 “시민들이 한데 응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에 따른 성숙한 시민들의
배려 또한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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