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원기 - 끝










[서울] 김원기
– 끝(사진있음)

지난 95년의
통추 결성은 두 사람의 정치적 연대 의식을 한껏 고취시킨 기간이었다. 사실 통추 결성은 DJ 그늘을 벗어난 것 외에도 정치적 생명을 건 모험의
성격이 강했다. 실제로 DJ의 반대편에 섰던 이들은 15대 총선에서 패배하는 쓰디쓴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한 고행이 예고됐음에도 불구, DJ의 반대편에 서서 스스로 정치권의 비주류로
남는 길을 선택했다. 

이 때문인지 노 당선자는 통추 시절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지난 해 여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통추 시절을 회고한 적이 있었는데 “대표를
맡으셨던 김원기 선배를 포함해 멤버들이 아주 좋은 분들이다. 언젠가 함께 뜻을 펼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노 당선자는 특히 김 고문에 대해 “오랜 정치생활에도 불구하고
개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존경한다”는 말을 자주 해 왔다.

이같은 두 사람의 신뢰 관계는 올해 3월, 김 고문의 노무현 지지 선언으로 결정체를 맺는다. 김 고문은 “노 후보는 국민통합과 개혁
그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 가장 적임”이라며 자신은 노 후보를 돕기 위해 최고위원 경선에는 불참한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포기하고 노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 당시 노 당선자의 유종필 공보 특보는 “두 사람은 오랜 기간의 정치적 동지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김
고문에 대한 노 후보의 신뢰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당시 김 고문의 지지 선언이
당내 경선에 나섰던 정동영 고문의 입지를 약화시킨 것. 실제 당 안팎에서 정 고문에 대한 후보 사퇴 압력이 거세게
제기되기도 했다.

얼마 전 김 고문에게 “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처음 가진 것이 언제쯤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런 게 어디 있나? 원래 지지고 뭐고 그런 것 할
사이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노 당선자를 신뢰해 왔고 노 당선자도 그렇지 않은가?”라고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 고문이
97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합류하는 문제를 놓고 노 당선자에게 ‘나가’라고 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그 해 11월 초 당시 통추 대표였던 김 고문은 노무현과의 긴급 회동을 통해 통추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의견이 충돌했고 김 대표는 노 후보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내질렀다. 그런데 노 후보는 정말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고 김 대표는 그를
‘원칙있는’ 사람으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이처럼 오랜 기간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결국 그 신뢰가 바탕이 돼 정권재창출을 이룬 것이다. 성공이냐 실패냐?. 이제 국민의 관심은 개혁과 국민통합의
기치를 내건 노무현 정부와 김원기 고문에게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의 팀웍에 국민들은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cindy@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