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으로 억제됐던 각종 송년모임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바가지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대선으로 억제됐던 각종 송년모임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바가지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웬만한 음식점과 주점들은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자리조차 못잡을 정도이니 평소보다 비싼 값에 웃돈까지 요구하지만 모두가 돈
몇푼에 문제될 바 없다는 식이다. 그러면서도 불우이웃 성금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고 하니 온정이 메말라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연말 모임들이
회비를 흥청망청 쓰고 즐기기보다는 주위의 불우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보태는 미덕이 아쉽다.

송년회는 지나온 일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내일을 대비한 진지한 성찰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물론 힘겨웠던 일들을 훌훌 털고 즐거운 새해를 위해 적정한 흥겨움까지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나칠 정도의 유흥과
낭비는 오히려 송년 모임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 순간에도 추위에 떨고 있을 불우 이웃을 도와야할 의무가 있다. 영세가정과 소년소녀 가장들 이외에도 몇해전의 IMF로 실직된 많은 이웃들은 지금까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자신과 가족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위험천만이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쏟아 부으며 흥청망청 돌아가는 술잔속에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어쩌면 자신의 행복한 가정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한잔 술을 기꺼이 내려놓음으로써 불우이웃의 가정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를
한걸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내 이웃의 가난과 불행들이 결코 그들만의 잘못일 수는 없다. 올해초 미국의 부자들이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 우리사회 부자들에게 경종을 울린적이 있다. 미국민들의 98%가 어떤 형태로든 매년 불우이웃 성금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중 77%는 보통 사람들의 작은 정성으로 채워진다고 한다.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도 대략 70%에 달하지만 우리사회는 아직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실상이다.

도민 모두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동참하는 아름다운 연말연시를 기대한다. 올
한해의 마지막 모임들이 유흥을 절제하고 그 돈으로 불우이웃을 생각한다면 정말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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