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문이나 화장실 거울을 보며 말을 건네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돈을 달라며 큰 소리로 꾸짖으시며 재떨이가 금이라는 등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베란다 창문이나 화장실 거울을 보며 말을 건네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돈을 달라며 큰 소리로 꾸짖으시며 재떨이가
금이라는 등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70대 치매 어머니를 5년 째 수발 들고 있는 딸 이모씨(42·전주시 평화동). 이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200만원이 조금 넘는 남동생들의 수입으로 치매 노모를
부양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치매 중풍 등으로 수발이 필요한 노인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치매환자 수가 지난해
대비 무려 2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치매인구가 대폭 늘면서 치매로 인해 고생하는 환자들은 자살을 선택하는가 하면 간병에 지친 가족으로부터
버림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치매는 환자 자신의 고통과 함께 그 가족들에게도 경제활동 등을 포기한 채 간병에만 전념해야 하는 등 감당하기
힘든 희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도 환경보건국 관계자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치매로 고생하고 있는 노인은
4천241명(보건소 등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254명에 비해 238%(2천987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각 시군에 등록되지 않은 치매 환자를 포함하면 65세 이상 인구의
10%인 2만6천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도 현재 우리나라 치매인구는 36만 명으로 해마다 1만 명 이상 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도내 치매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과 전문병원도 속속 개원하고 있지만 부양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도내 요양시설은 무료, 전문, 실비, 유료, 유료전문 포함 55곳에 이르지만
수용인원은 1천18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치매를 치료하는 전문병원은 20곳에 수용인원 1천800여 명. 지역별로는 전주시가
4개소에 수용정원이 539명, 군산시가 4개소에 수용정원이 110명, 익산시가 5개소에 수용정원이 429명 등이다.

그러나 매월 150~200만원 가까이 소요되는 간병비 등은 치매환자 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을 안겨 주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치매전문 요양시설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치매환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그 가족들에게 맡기기에는 사회 문제화 된 만큼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도 “고령화 사회를 맞으면서 도내 치매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유료나 전문병원은 환자나 가족들
모두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어 국가 차원의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호기자 hoho@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