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변해야 한다-배승철 의원, 전북도의원>













<지역축제, 변해야 한다-배승철 의원, 전북도의원>

 

지금 전북은 문화축제의 열기로 출렁이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지방화 시대 이후 지자체간 경쟁적인 축제유치로
그 수가 급증해 1994년 287개에서 2005년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1천176개로 늘어나 해당지역의 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지역문화 발전’과
‘지역사회 화합’, ‘지역경제 활성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문화발전 전략의 대표적인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불과 10년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급증하다
보니 축제의 주제 및 프로그램의 차별성과 독창성이 미흡해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정체성을 담아내는 축제들이 없으며,
축제의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여 상품화의 논리에 편중돼 축제와 지역문화와의 연계성이 없고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투입에도
불구, 지역이 기대하는 경제·사회·문화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지난해 했으니까 올해도 해야 하는 ‘축제를 위한 축제’랄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재와 목적이 유사한 ‘붕어빵 축제’가 남발되는 등 가뜩이나 살림살이가 어려운 지방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더욱이 축제가 끝나면 제대로 된 평가시스템에 의한 사후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방문관광객
몇 만 명에 지역특산물 판매 몇 억원’이라는 주먹구구식계산으로 자치단체 홍보에만 급급한 작금의 현실은 축제가 가지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내는 현재 41개 공식축제를 포함한 크고 작은 76개의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으며 특히 올 가을에는 무려 20여
개가 넘는 축제들이 열리거나 열릴 예정으로 있어 도내 전체가 온통 축제판으로 술렁일 전망이다.

이 같은 축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최동기와 목적 불분명 △일부 축제는 정치·경제적 목적에 편중된 전시성 축제로 전락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열리면서 체험행사를 위주로 하는 경제효과를 창출하기보다 보여주기
식 행사라는 점이다.

지난해 전북에서 열린 62개 축제에 들어간 비용은 약 120억원(국비 16억, 도비 24억, 시·군비 70억, 민간부담 10억)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되었지만 축제 자체를 검증할 수
있는 도 차원의 제대로 된 ‘축제평가심의위원회’나 ‘평가단’은 전무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최근 들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역의 축제를 대상으로 엄정한 평가에 의한
구조조정을 모색해 축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방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
시·도는 ‘위원회 또는 평가단 그리고 조례제정’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지역축제 만들기와 재정지원의 효율성을 제고키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는 14개
시·군 대표축제에 일률적인 보조금 지급(1개 시·군당 1천만원) 외에는 두 손 놓고 뒷짐만 지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래서야 어디 맛과 멋이 살아있는 전통문화·예향의 도시 전북이라
할 수 있으며 천년고도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장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축제정책이 바뀌고 있다. 그 동안 문화관광축제의 ‘양산정책’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재정투자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선택과 집중정책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 같은 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북의 축제정책은 다른 시·도에 비해 여전히 늦장대응을 고수하고 있고 아직도
동면하고 있으니 참으로 유구무언(有口無言)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전북도의 경우에도 전체 관광객 중 14개 시·군 대표축제 방문객의
비중이 매년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축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해 왔던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중앙정부의 선택과 집중원칙에 부합되고 각 시·군의 유망축제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타 시·도의 사례라도 벤치마킹해 전북의 ‘지역축제평가시스템’ 마련을 주문한다.

이와 관련 전북도의 지역축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전북지역축제육성위원회’ 조례 제정 검토는 물론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축제평가단’ 구성,
운영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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