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눈부신 5월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해맑은 동심이 만발하고 어린이들의 희망찬 함성에 움츠렸던 어른들의 어깨도 활짝 펴지는 5월은 ‘가정의 달’ 이기도 하다.

온 가족이 자식 사랑과 어버이 은혜를 되새기며 가정의 소중함을 실감하는 달이다.

새록새록 새잎이 피어나고 봄 꽃이 다투어 만개하는 이맘때를 가정의 달로 정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푸르른 신록처럼 가정도 싱그럽고 건강하게 발전하라는 소망에서라고 생각한다.

또한 화사하고 향기로운 봄 꽃처럼 소담스러운 기쁨이 모든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겨 있을 것이다.

가정의 화목이 행복의 원천임은 새삼 들먹일 필요가 없는 만고의 진리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옛말도 있듯, 원만한 가정 분위기는 가족 구성원들에게활력을 불어 넣어 사회생활을 성취케 하는 에너지가 된다.

뿐만 아니라 가정이 사회공동체의 기초단위임을 감안하면 건실한 가정은 곧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필수요건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돈과 도덕적 방황은 가정의 뿌리가 흔들리는데서 비롯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가 산업화하고 대가족제가 무너지면서 가정에 대한 전통적 관념은 많이 변했다.

가족의 가치관이 어른 중심에서 자녀 중심으로 옮겨가고 학교교육의 몫이 커지는 대신 가정교육의 역할은 상대적으로감소했다.

가부장적 권위가 줄고 지식과 기능뿐만 아니라 정서 예절 품위   도덕을 가르치던 가정의 전인격적 교육도 약화됐다.

특히 오늘의 가정을 위기로 몰아넣는 가장 두려운 요소는 날로   심각해지는 세대간의 갈등이다.

세대차로 빚어지는 갈등은 요즘 대부분의 가정이 공통적으로 봉착한어려움의 하나라고 하겠다.

관습의 틀 안에서 통제하려는 기성세대와 여기서 벗어나려는 신세대간의 대립은 곧잘 불화와 탈선으로 이어져 효 정신의실종 같은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최소단위의 공동체인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와 나라도 건강해진다.

청소년문제도 건강한 가정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가정이 순수한 사랑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서로에게 자신을 버리는 헌신적 사랑을 바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 없는 가정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고 하지 않는가. 따라서 가정이란 공동체를 원만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자가 본분을 다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부모로서의 책임과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지키기만 한다면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우리 모두 남편과 아내로서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자. 그리고 보다 많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더욱 키우기 바란다.

사랑과 질서와 건강한 사회의 근원인 가정을 바로 세우는데 다   함께 노력하는 가정의 달이 되길 소망한다.

/김병곤 전북도의회 의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