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일에는 관객과 시민, 그리고 게스트 중심의 전주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리고, 다음날인 2일에는 요즘 그 멋과 유용성으로한층 부각을 드러내고 있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시작을 알린다.

이어서 전주대사습놀이가 열리고 6월엔 전주단오제가 기다리고 있다.

5월과 6월 사이굵직한 축제가 연이어 있어 날이 갈수록 푸르러지는 가로수와 더불어 전주 거리거리가 생기로 가득 찰 것으로 기대에 부푼다.

시민이이끄는 일본 축제  일본의 후쿠오카에서‘하카타 기온 야마가사(博多祇園山笠)축제’를 즐긴 적이 있다.

축제기간 중에 시내 곳곳에는 하카타 인형사(人形師)들의 손으로 만든 호화찬란한 축제용 장식가마가 거리에 세워져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축제의절정은 축제용 가마들의 ‘오이야마(追山)경기’인데, 무게가 1톤이나 되는 야마가사(山笠:축제용 가마)를 수백 명의 샅바차림 남성들이 교대로 짊어지고 하카타 총본사인 구시다신사로부터 7개의 축제용 가마가 5분 간격으로 차례차례 거리를 질주하며 시간을 겨루는 모습에서는 용맹스러움이 넘쳐 났다.

  그리고 길가의 관중들이 기세를 돋우기위해 뿌리는 물과 뜨거운 성원의 고함 소리는 축제를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발 디딜 틈없이 붐비는 인파에 밀리면서 낯선 축제 속에 어우러질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축제의 열기가 남아있는 거리를걸으면서 생각해보았다.

고개를 최대한 뒤로 젖혀 올려다보게 만든 호화찬란한 볼거리를 제공한 축제용 장식가마들, 엉덩이를 다 들어내 놓고 목청을높여 뛰어가는 남성들의 용맹스러움과 축제 속에 하나가 된 많은 인파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감동이 밀려왔겠지만, 이 축제의 성공요인 중 가장 으뜸으로꼽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지역 축제를 위해 멀리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고향의 전통적인 축제에 직접 참여하고 가마를 들고 뛰기 위해기꺼이 열흘이상 휴가를 내고 찾아오는 열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 지역 남성들은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목마에 태워져 가마 뒤를 따라 쫓아 다녔고, 이렇게 자란 아들은 그들에게 가마를 짊어지고 뛰는것은 대단한 자랑거리로 여겨졌다.

축제에 참여하여 흥겨움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축제에서 한 몫을 해내고, 그것이 지역사회에서 존경 받을 만한 일로인식되어지는 것이 또 다시 이들을 축제로 불러들이는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들의 축제가 내게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축제는참여하는 것 위에 열거한전주의 축제들은 작년, 재작년 그리고 내년, 내후년에도 해마다 한결같이 계속될 것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들이 마주치는축제의 장은 매번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그러나 후쿠오카의 야마카사 축제에서처럼 시민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다가가지 못한다면 그 즐거움이란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우리는 대체적으로축제에 직접 참여하여 즐기기 보다는 축제가 언제 시작하여 언제 끝나는지, 무슨 내용을 담고 진행되었는지도 모른 채지나치기 일쑤이다.

그리고 비평가들이 내놓은 축제에 대한 평가에 입 맞추어 지나가는 말로 동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백지한 장의 차이만 존재하듯이 축제를 느끼는 것과 느끼지 못하는 것에도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순히 축제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축제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직접 참여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축제의 발전 방안을 제안하는 것도 축제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올해 축제가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참다운 축제 즐기기를 통해 매년 한결 같이 찾아오는 축제를 어떻게 변화 발전시켜나가야 할지를 모색해야만 진정한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며칠 후면우리 전주는 싱그러운 5월의 녹색 풍광에 외지인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이번 축제에는 더 많은 시민이, 더 많은 축제에 참여해서 축제의 주인이 되었으면 한다.

/ 최주만 전주시의회문화경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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