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순도의원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꽃 피는 봄이 왔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볍다.
하늘의 봄 볕은 따사롭기만 하고 어딘가 훨훨 떠나고픈, 또는 새로운 무언가를 접하고픈 들뜬 마음이 가득하다.
그리고 전주에는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번이 9번째다. 10년을 목전에 둔 가슴 떨리는 9회째다.
 
2000년 4월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 된지 4년째 되던 때다.
당시 홀연 전주에서도 국제영화제를 하겠다고 했을 때 전주시민들조차도 코 웃음을 쳤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한 구절처럼 지금은 창대한 끝(?)을 향해 분주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그렇게 시작조차 못할 뻔 했다.
이곳저곳 지자체에서 영화제, 음악제 등을 하겠다고 나설 때 과연 전주라는 낙후지역에서 영화제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
맛과 멋의 메카.
교육과 예절의 고장이라는 수많은 수식어 가운데에서 문화와 영상산업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수많은 판소리와 함께 전통적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지역이기에, 또 낙후된 산업화의 공로로 아직은 청정하고 지난 60년대와 70년대에 시간이 정지된듯한 곳이 산재했기에 영화를 촬영할 장소로 적당했으리라.
그리고 홈런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 곳 영화제를 찾지 않던 수 많은 연예인과 저명한 감독들이 자신의 작품을 들고 이 도시를 찾는다.
 
시기적절하게 지난 29일에는 한옥마을 쌈지공원과 은행마을이 공사를 마치고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2일부터 5일까지는 이 곳에서 한지축제가 열린다.
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전주를 찾은 이들이 전주의 특산품이며 종이 문화의 진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시너지 효과를 배가 시키는 멋스러운 전략이다.
 
이번 영화제에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임권택, 이명세, 봉준호 감독, 방송인 루베이다.자밀라, 배우 전도연. 박해일. 엄지원. 김태우. 오광록 등 예년보다 많은 10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이 이날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영화제는 개막작인 일본 만다 구니토시 감독의 '입맞춤(The Kiss)'을 시작으로 전세계 40개국 195편의 영화가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극장가 등 13개 상영관에서 관객을 찾아간다.
 
역대 최다인 1204편의 영화가 출품된 이번 영화제는 기존 '인디비전' 섹션의 명칭을 '국제경쟁' 섹션으로 바꿔 경쟁에 대한 의미를 강화했으며 독립영화의 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워크 인 프로그레스(Work in Progress)' 부문도 신설됐다.
 
자유.독립.소통이라는 주제로 시작되는 9일간의 영화여행이 단지 영화만 알리는 기회가 돼서는 안 된다.
자유로운 독립된 개개인의 주체가 서로를 위한 교통과 교류를 소통해야 한다
전주의 모토가 돼야 하고, 전북의 슬로건이 돼야 한다.
이 지역은 영상산업이 꽃피는 이 도시가 한 장면의 영화를 머금고 있는 배경이 돼야 한다.
이곳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를 보기 위해 국내외에서 발걸음을 옮기게끔 유혹함과 동시에
이 곳을 방문했다 영화제도 즐길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한다.
 
또 절실히 필요한게 있다.
이곳을 찾는 영화인들과 관광객, 탐방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바가지 상술과, 불친절.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도와 시 당국은 이 같은 일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도록 단속과 계도를 끊임없이 시행해야 한다.
이 지역을 찾는 다른 이들의 마음속에 사람에 대한 감동이 있도록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 자세 없다면 지역의 낙후를 이야기 하지 말라. 세련된 이 도시민의 정취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건 부끄러운 일이다. 시민의식이 빛을 발할 때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